[뉴스핌=조인영 기자] 두산인프라코어 자회사인 두산밥캣이 한 차례 낙방 끝에 18일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했다. 두산밥캣은 미국 소형 건설장비 회사다.
재무구조 개선을 최우선 화두로 삼아온 두산그룹은 이번 상장으로 유동성 우려를 해소하게 됐지만 효과가 크지 않아 추가적인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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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밥캣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 상장, 주식거래가 시작됐다.
앞서 두산밥켓은 지난달 10일 주식시장에 상장하려 했으나 재무적투자자(FI)들이 공모희망가가 너무 높다는 지적이 일자 일정을 한 차례 연기했다.
공모가를 처음 제시했던 4만1000~5만원에서 27~40% 낮은 3만원으로 내리고 공모 물량도 전체 발행 주식수의 49%(4989만1125주)에서 30%(3002만8180주)로 축소했다.
최종 공모액은 당초 계획했던 2조4500억원 보다 64% 대폭 줄어든 9008억원으로 확정됐다.
이에 따라 두산인프라코어가 확보할 자금도 줄어들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1조원 이상의 현금 확보를 기대했으나 공모가와 구주물량이 대폭 하향 조정되면서 3300억원대에 그쳤다.
두산밥캣 상장으로 두산그룹은 유동성 위기 우려를 해소하게 됐다. 우선 모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를 비롯해 두산중공업, (주)두산으로 연결되는 선순환 효과가 예상된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두산밥캣 지분 59.4%를 보유하고 있으며 두산인프라코어의 대주주는 두산중공업이다. 이 두산중공업의 지분을 지주회사인 두산이 37.2% 갖고 있다.
다만 예상 수준 보다 미달한 현금 유입으로 두산그룹은 내년에도 재무개선 작업을 이어가야 한다. 차입금에 쓸 수 있는 금액이 당초 기대했던 1조원 보다 훨씬 못미친 수준(3300억원)이기 때문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우선 상장으로 유입된 자금과 기존 보유 현금을 더해 내년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 상환에 활용할 방침이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잔여 만기도래 회사채는 4분기 3856억원, 2017년 1분기 3200억원, 3분기 1000억원, 4분기 2300억원으로 1조원을 넘어선다. 일부는 만기를 연장했으나 5000억원 가량의 만기가 도래하기 때문에 자금 확보가 필수적이다.
한국기업평가는 "두산밥캣 상장으로 두산인프라코어는 일정수준의 재무구조 개선효과는 발생하고 있으나 당초 예상 수준을 크게 하회하면서 재무부담은 여전히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트럼프의 당선으로 두산밥캣에 대한 기대감은 커졌다. 트럼프의 공약대로 기업법인세가 3%에서 15% 수준으로 낮아지면 두산밥캣의 2017년 당기 순이익은 700억원 증가할 전망이다.
김홍균 동부증권 연구원은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자회사인 두산밥캣 상장이 확정됐고 차기 미국 대통령이 될 트럼프 당선자의 인프라투자 및 법인세 인하 공약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11시 25분 현재 두산밥캣은 전일 대비 1550원(-4.31%) 떨어진 3만4450원에 거래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