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은빈 기자] ‘불’수능에 수험생들의 셈법이 복잡해졌다. 높아진 수능 난이도가 학생들의 두려움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입시 전문가들은 “수능 성적이 조금 부족해도 전략으로 만회할 수 있다”며 “지금은 전략을 세우는 데 집중해야 할 때”라고 조언한다.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7일 오전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국어고등학교 고사장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김학선 사진기자> |
◆ 어려웠던 수능…동점자 줄어들 듯
올해는 그동안 이어져온 ‘쉬운 수능’기조가 뒤집혀졌다. 유웨이중앙교육은 2011학년도 이후 가장 어렵게 출제된 시험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입시학원들이 발표하는 예상 등급컷도 예년에 비해 1~7점 낮아졌다.
이처럼 국어, 수학, 영어 모두 변별력이 있었기 때문에 예년에 비해 동점자가 줄어들 전망이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 소장은 “동점자가 줄어든다는 건 곧 1, 2등급의 수도 줄어든다는 뜻이다.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자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문제는 이렇게 될 경우 수시에서 정시로 넘어가는 인원이 늘어난다는 점이다. 이 소장은 “수능 최저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지원자로 인해 정시모집 인원이 증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는 정시 모집 인원(10만3129명)이 지난해(11만6302명)에 비해 1만3173명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시로 유입되는 인원이 늘어난다면 경쟁률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 정시, 중위권은 ‘하향’ 최상위권은 ‘소신’전망
정시 경쟁률이 높아진다면 중위권의 경쟁이 치열해진다. 정시모집에서 하향지원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불’수능 때문에 수험생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됐다는 점도 하향 추세를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영덕 대성학원 학력평가연구소 소장은 “학생들은 수능이 어려우면 심리적으로 ‘정시는 어렵다’고 생각하게 된다. 수시에 더 집중할 학생들이 많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반면 최상위권 학생들에게는 정시가 기회일 것으로 보인다. 수능의 변별력이 커져 상위권과 중, 하위권의 격차가 벌어지기 때문이다. 이 소장은 “이번 수능은 표준점수가 높을 가능성이 커, 최상위권이 소신지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표준점수는 해당 과목 응시자 집단에서 해당 수험생의 상대적 위치를 반영한 점수로, 시험의 난이도가 높고 평균점수가 낮을수록 점수의 편차가 커진다.
◆ 자신에게 유리한 영역별 성적 조합을 찾아야
가채점 결과가 낮다고 해도 좌절하는 건 금물이다. 수능 총점이 같다고 해도, 대학 별로 표준점수, 백분위 등 활용지표가 다르고, 영역별 가중치, 가산점 등 변수가 많다. 자신에게 맞는 전략이 중요한 이유다.
중상위권 대학의 경우 국어, 수학, 영어, 탐구 4개 영역을 모두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 학교에 따라서는 3개 이하 영역을 반영하기도 하다. 숙명여대 통계학과의 경우 수학, 탐구과목과 함께 국어, 영어 중 한 과목만을 선택 반영해, 국어나 영어 성적이 좋지 않아도 지원할 수 있다.
영역별 반영 비율은 계열 특성에 따라 달라진다. 대체로 인문계열은 국어, 영어의 비율이 높고, 자연 계열에서는 수학, 과학탐구의 비율이 높은 특성을 보인다. 하지만 단국대(죽전), 숭실대의 경상계열 학과처럼 인문계인데도 국어보다 수학 영역을 높이 반영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학과별 유불리를 살펴봐야 한다.
[뉴스핌Newspim] 김은빈 기자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