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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이홍규 기자] 골드만삭스에 이어 이번엔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ML)가 내년도 투자 테마를 제시했다. 재정 지출 확대를 주요 테마로 제시한 한편, 미국 달러화 강세로 신흥국에서 자본 유출 압력이 심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 20일 BAML의 클라우디오 파이런과 아다르쉬 신하 통화 전략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분석 보고서를 제출하고 7가지 주요 테마를 제시했다. 다음은 보고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 미국 금리·성장률↑…달러 강세 유도
전략가들의 미국 대선 결과 분석에 따르면 미국 재정 적자폭이 확대되고 실질 금리와 경제 성장률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란 예상이다. 전략가들은 이 같은 결과의 조합이 더 많은 해외 자본 유입을 유도하고 달러화 강세를 이끌어낼 것으로 전망했다.
◆ 미국 재정지출 확대, 세계경제 미칠 영향은 제한
미국의 재정 확대 정책이 세계(경제)에 주는 의미는 상대적으로 작을 것으로 전망됐다. 역사적으로 미국의 대규모 감세는 수입 증가에 의해 경상수지 적자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번에는 미국의 가계 소비가 비(非)무역 서비스로 이동함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고 전략가들은 예상했다. 게다가 트럼프는 해외 상품과 해외 서비스 의존도를 줄이는 데 무역 정책의 초점을 두고 있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 미국 내년 2차례 금리 인상… 인니·말련·한국·대만 주의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아시아 시장에서 자본 유출 압력이 심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전략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정부의 팽창적 재정 정책을 감안해 오는 12월을 포함, 내년 두 차례의 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시장 금리가 상승하고 아시아 신흥 국가에서 자본 유출이 나타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전략가들은 해외 채권 포트폴리오 자금이 지배적인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와 같은 신흥 시장에서 유출 압력이 심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한국과 대만에서도 미 국채로 이동하는 자금 때문에 유출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 보호무역 '꼬리 위험'…위안·아시아 통화 충격 예상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 무역은 여전히 불확실한 상태이지만, 아시아 통화에 대해 일부 위험 프리미엄이 반영될 것으로 전망됐다. 트럼프는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고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주장해왔다.
전략가들은 이 같은 꼬리 위험이 현실화할 경우 중국과 아시아 통화가 '심각한 부정적인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내년 예정된 네덜란드 선거, 프랑스 대선, 독일 선거 등이 시장의 위험 평가와 가격 책정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 디플레 환경 희미→ 인플레 위험 부상
채권 시장에 우호적이었던 디플레이션 환경이 사라지고 인플레이션 위험이 부상했다는 전망이다. 원자재 가격의 완만한 회복, (채권 시장에 덜 우호적인) 기저 효과, 아시아 통화의 지속적인 평가절하 결과로 디플레이션 위험은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 위안·엔 가치 하락, 변동성 증가.. 인도 루피화가 안전
내년 위안화와 엔화 가치는 더욱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 이들 통화에 대한 변동성도 높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전략가들은 위안화와 엔화 가치 하락이 전반적으로 아시아 통화의 가치 하락을 유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위안화는 자본 유출과 이에 따른 외환 보유액 감소, 변동성 증가로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으며 엔화는 일본은행(BOJ)의 추가 완화와 수익률 곡선 통제 정책으로 더욱 약세를 나타낼 수 있다고 예측했다.
또 전략가들은 인도네시아의 루피아와 싱가포르 달러가 미국 달러 강세에 더욱 취약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인도의 루피는 아시아에서 가장 안전한 통화로 분류됐다. 미국의 금리 인상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 아시아 재정 부양 가능성↑.. 장단기 금리차 확대
아시아에서 '재정 적극주의(fiscal activism)'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전략가들은 아시아 국가들이 성장 촉진을 위해 더욱 자립적으로 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따라 아시아 국가들이 정책 금리를 인하하고 더 많은 재정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란 예상이다. 이는 아시아 지역의 장단기 금리 차가 더욱 확대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