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조세훈 기자] 탄핵 추진과 새누리당 분당의 분수령이 될 새누리당 의원 총회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개최됐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야당의 12월 2일 또는 9일 탄핵안 추진에 반대하고 협상의 전권을 원내대표인 자신에게 모두 위임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비상시국회의 소속 나경원 황영철 의원이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의총 초반부터 기싸움이 일어났다. 이날 의총은 모두발언 이후 비공개로 전환됐다.
이날 의총은 당내 비주류 의원이 주축인 비상시국회의 32명의 공식 요청으로 개최됐다. 의총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 이정현 대표 등 지도부 사퇴, 비상대책위원회로의 전환 등을 놓고 열띤 토론이 벌어질 전망이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의총 모두발언에서 “여러번 말씀드린 바대로 헌법에 규정된 탄핵 소추에 대해서 야당과 성의 있는 협상을 해나갈 용의가 있다”면서도 “야당의 주장대로 허겁지겁 12월 2일 또는 9일 대통령 탄핵을 처리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해 전날 야3당이 합의한 12월 2일 또는 9일 탄핵 소추 표결안을 사실상 거부했다.
이어 정 원내대표는 “탄핵절차가 진행된 이후엔 두가지 시나리오가 있는데 헌법재판소 판결이 2~3개월 안에 내려질 수 있고 1년 이상 길어질수도 있다는 지적이 있다”며 “탄핵의 로드맵을 정교하게 설정하지 않고 무작정 대통령 탄핵하는 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김무선 전 대표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그는 “법조계 일각에서는 국회 탄핵이 의결되더라도 헌법재판소가 최순실, 안종범, 정호성 등의 형사소송결과를 보기 위해 2011년 개정한 헌법재판소법 제51조에 따라 탄핵심판 절차를 6개월에서 최대 12개월까지 중지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며 “이럴 경우 헌법재판소 최종결과는 만약 길어진다는 것을 상정하면 대통령 임기종료까지 안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황교안 총리의 직무대리체제로 박근혜 정부의 임기가 마무리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정 원내대표는 “12월 2일이나 9일 탄핵안이 의결되어서 헌법재판소가 2~3개월 안에 탄핵결정을 내리면 3~4월에 대통령 선거를 치러야 한다”며 “이럴 경우 각 정당에서 경선절차가 엉망진창이 되고 제대로 선거운동도 할 수 없어 벼락치기 대선이 된다”고 언급했다. 그럴 경우 “차기정부의 절차적 정당성, 차기 정부의 정통성에 심대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질서있는 탄핵과 국정수습을 강조했다.
이에 그는 “탄핵도 질서 있는 국정수습을 위해 면밀하게 검토하고 탄핵 추진하는 게 맞다”면서 “탄핵 협상 절차를 저에게 일임해주신다면 그 입장을 정리해서 두 야당과 협상에 나서겠다”며 협상 권한 위임을 요구했다. 일부에선 박수소리가 나왔다.
정 원내대표는 개헌 추진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헌법개정 없이 차기대선을 치루면 다음 정부에서도 단임 대통령 비극이 재현된다”며 “어제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가 국회개헌특위 구성이 가능하다고 언급했는데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전 대표는 2012년 7월 언론에서 제왕적 대통령제 폐단을 반드시 손봐야하고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면서 개헌에 소극적인 문 전 대표의 입장을 꼬집었다.
반면 비상시국회의의 주축 세력인 나경원 의원은 “12월 2일과 9일 탄핵에 반대한다는 취지를 전제로 해서 원내대표께 모든 탄핵에 대한 권한을 위임하는 건 이의가 있다”고 정 원내대표의 협상 전권 위임 제안에 대해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황영철 의원 역시 “이 자리에서 탄핵 절차 모든 부분을 위임해달라는 것에 대해서 박수가 몇 명 나왔는데 다 동의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과 관련해서는 (의총에서) 의견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회의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정진석 원내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
한편 이정현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 김무성 전 대표 등이 참석했지만 서청원, 최경환 의원 등 친박계 핵심은 불참하면서 친박이 빠진 반쪽짜리 의총으로 개최됐다.
[뉴스핌 Newspim] 조세훈 기자 (ask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