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유통업계가 연말 정기 임원인사를 앞두고 긴장 중이다.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인사폭이 '중폭' 이상이 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전망한다.
총수일가의 재판을 앞둔 롯데그룹과 총수의 복귀 원년을 맞아야 하는 CJ그룹, 대외변수에 선제대응하려는 신세계그룹까지 각종 현안들로 적지 않은 인사 규모를 예고한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주요 그룹 중 가장 큰 폭의 인사 조정이 예고된 곳은 롯데그룹이다.
롯데그룹은 최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예고했던 조직개편안을 두고 막바지 고심이 한창이다. 지난 9월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매킨지에 롯데그룹의 컨트롤타워 롯데정책본부에 대해 조직 개편 초안을 받은 것.
이외에도 롯데쇼핑은 미국의 로펌 ‘아널드 앤드 포터’에, 롯데케미칼은 ‘김앤장’에 각각 조직 개편안을 의뢰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룹의 컨트롤타워와 주력 계열사 두 곳의 조직 개편에 따라 연말 인사 규모도 적지 않으리라는 관측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오너일가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는 만큼 인사이동보다는 조직 개편에 초점이 맞춰지리라는 관측도 많다.
다만 롯데그룹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오너일가의 배임·횡령혐의에 대한 재판과 함께 미르재단·K스포츠재단에 출연금이 대가성이었는 지를 두고 대대적 수사를 받는 중이어서 대외 변수도 적지 않다는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시에는 원래 장수를 교체하지 않는 법”이라면서도 “다만 정책본부장인 고(故) 이인원 부회장의 빈자리가 적지 않은 만큼 이번 조직 개편은 인사이동보다는 조직의 기능과 규모에 대한 조정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CJ그룹도 대외 변수가 적지 않은 곳이다. CJ그룹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최근 3년간 배임·횡령으로 재판을 받으면서 미뤄졌던 인사를 연말에 정상화한다는 방침이지만 최근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 각종 의혹에 시달리고 있어 부담이 적지 않다.
CJ그룹이 1조4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한 ‘K-컬처밸리’ 사업이 사실상 정권의 환심을 사기 위한 뇌물이었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것. CJ그룹은 “그룹의 염원 사업으로 정권과 무관하다”고 밝히고 있지만 최근 청와대에서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을 사임하라고 압박한 녹취록 등이 공개되면서 논란은 커져가는 형국이다.
신세계그룹은 상대적으로 대외변수보다는 내부 변화에 초점을 맞추는 모양새다.
올해 신세계그룹 최대 사업이었던 스타필드 하남과 신세계 강남점 리뉴얼, 부산 센텀시티몰, 신규시내면세점 오픈, 신세계 김해점 오픈 등 굵직한 사업을 대부분 마무리한 상태다. 오는 12월 동대구점 오픈이 예정까지 마무리되면 신세계의 올해 주요 사업은 대부분 마무리된다.
올해 대규모 투자가 집중된 만큼 연말 인사에서는 이를 운용하기 위한 젊은 CEO를 대거 등용하리라는 관측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특히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그룹 백화점부문 사장 체제 강화를 위한 사장단 세대교체가 점쳐지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내년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져가는 상황에서 인사 규모와 폭을 두고 각 오너들의 고민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장기 저성장 기조에서 어느 때보다 변화가 요구되고 있는 만큼 각 그룹이 어떤 선택을 할지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