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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F vs 이랜드, 두 패션공룡의 상반된 '곳간' 관리

기사등록 : 2016-11-29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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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F '무차입' vs 이랜드 '차입' 기조...부채비율 차이 약 8배

[뉴스핌=전지현 기자] 국내 두 패션공룡의 상반된 '곳간' 관리가 눈길을 끈다. LF는 '무차입' 경영기조를 유지하는 반면, 이랜드그룹은 공격적 투자를 위해 적극적인 '차입'을 지속하고 있어서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랜드그룹 지주사격인 이랜드월드의 연결기준 올해 3분기 말 차입금 의존도는 56.2%로 LF(16.1%)의 3배 가량이었다. 차입금의존도는 총자산에서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율로 보통 30% 미만이면 재무구조가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이랜드월드는 차입금이 5조3076억원에 달했고 LF의 연결기준 총차입금은 2402억원이다.

이로 인해 이랜드그룹과 LF의 부채비율도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부채비율은 기업이 갖고 있는 자산 중 부채가 얼마 정도 차지하고 있는가를 나타내는 비율로, 일반적으로 100% 이하를 표준비율로 보고 있다.

이랜드월드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013년 303%, 2014년 344.9%, 2015년 398.6% 정점을 찍은 이후 올해 티니위니를 매각하며 현금을 확보, 올해 3분기말 기준 317.9%로 줄었다. 반면, LF의 올해 3분기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44.7%로, 과거 3년치를 거슬러 올라가도 40% 중반 미만을 유지하며 사실상 무차입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정혁진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차입경영은 기업이 성장성에 대한 자신이 있고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을 때 하는 것"이라면서 "시장성장성이 좋지 않을때, 이러한 차입경영으로 기업이 순식간에 무너질 수 있는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실 이랜드의 경우 1990년대부터 뉴코아(2003), 해태유통(2005, 킴스클럽마트), 까르푸(2006, 홈에버) 등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진행하며 차입경영을 지속해 왔다. 그러나 차입금을 통한 연이은 기업인수로 재무건전성 위기감이 높아졌고, 결국 지난해 말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3대 주요기업평가기관에서 신용등급 하락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이랜드는 내년 이랜드리테일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면서 재무건전성 회복에 나서는 중이다. 이를 위해 매년 1000억원대 영업이익을 올렸던 티니위니와 보유 자산 매각을 통해 재무구조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며 내년 1분기까지 부채비율 100%라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랜드 관계자는 "창사 이후 36년 동안 중국 등 해외사업 확장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나아갈 수 있는 확고한 기반을 만들었다"면서 "이제는 확장보다는 내실경영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가시적인 성과가 올해 말부터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LF는 패션경기 침체와 시장불안 등 환경적 요인을 살피며 '재무안전성' 전략을 펼치고 있다. 올해 들어선 소비침체에 따른 패션시장 불황에 대한 대비책으로 브랜드 재정비 전략을 선택, 수익성 제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LF 관계자는 "건강한 재무구조를 시장에서도 좋게 평가하고 있는데, 무차입경영 수준을 유지하며 건강한 재무구조를 이어가도록 노력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전지현 기자 (cjh7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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