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태 기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북한 주재 쿠바대사관을 방문해 지난 26일 타계한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의 사망에 애도를 표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29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조의를 표하기 위해 대사관을 공개적으로 방문한 것은 집권 후 처음이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의 사망에 애도를 표시하기 위해 북한 주재 쿠바대사관에 보낸 화환.<사진=조선중앙통신> |
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 쿠바 혁명의 최고 지도자 피델 카스트로 루스 동지의 서거에 즈음하여 11월 28일 우리나라 주재 쿠바 대사관을 방문하시고 깊은 애도의 뜻을 표시하시였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조의록에 "탁월한 지도자는 비록 서거하였지만 그의 이름과 업적은 우리 모두의 기억 속에 영생할 것"이라며 "위대한 동지, 위대한 전우를 잃은 아픔을 안고, 김정은"이라고 적었다.
헤수스 델 로스 앙헬레스 아이세 소톨롱고 북한 주재 쿠바 대사에게는 "우리 인민은 크나큰 슬픔에 잠겨 있다"며 "그(카스트로)가 남긴 고귀한 업적은 우리 두 나라 인민들의 심장 속에, 진보적 인류의 마음속에 고이 간직되여 길이 빛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쿠바대사관 방문에는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동행했다.
북한은 카스트로 전 의장의 타계에 대해 28∼30일 사흘간을 '애도기간'으로 선포하고 중요 기관과 장소에 조기를 게양하는 등 국가적 차원의 예우를 다하고 있다.
북한이 해외 요인 사망과 관련 '애도기간'을 선포한 것은 지난 2004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아라파트 의장 사망 이후 처음이다. 북한은 애도기간을 조선노동당 최고인민회의와 내각이 공동으로 결정했으며, 결정문은 "(피델 카스트로) 전 의장의 서거는 두 나라 인민들에게 있어 커다란 손실이 된다"고 애도했다.
김 위원장은 또 조문에 앞서 쿠바 대사관에 카스트로의 사망을 애도하는 화환을 보냈으며, '최측근'인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이끄는 조문단을 쿠바로 파견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9일 대사관을 방문한 김 위원장이 카스트로 전 의장을 애도하는 사진과 조의록 사진을 신문 1면에 게재하고, 6면에는 '서반구에서 사회주의 혁명의 첫 승리를 안아온 혁명투사'라는 제목의 정세논설을 별도로 실어 카스트로의 일대기를 다뤘다.
북한이 이같이 예우를 다해 카스트로 전 의장을 추모하는 것은 전 세계에 얼마 남지 않은 사회주의 혈맹국가 중 하나인 쿠바와의 유대를 과시하면서 국제사회로부터의 고립을 불식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쿠바도 지난 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당시 사흘간의 공식 애도기간을 선포한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