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8년만의 감산 합의를 이뤄낸 가운데 뉴욕증시가 혼조 양상을 나타냈다.
국제 유가 랠리에 힘입어 에너지 섹터를 중심으로 장 초반 상승 흐름을 탔던 뉴욕증시는 탄력을 유지하지 못했다.
경제 지표가 호조를 나타낸 가운데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 지명자는 감세를 통해 미국 경제 성장률을 최대 4%까지 끌어올릴 것이라는 복안을 제시했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30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1.98포인트(0.01%) 소폭 오른 1만9123.58에 마감했고, S&P500 지수는 5.85포인트(0.26%) 내린 2198.81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도 전날보다 56.24포인트(1.05%) 떨어진 5323.68에 거래됐다.
뜨거운 관심이 집중됐던 OPEC 회의는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하며 마무리됐다. 산유국들은 내년 1월부터 원유 생산량을 하루 120만배럴 감축하기로 결정했다.
시장의 기대를 만족시킨 결과로 인해 원유시장은 일단 반색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3% 폭등하며 배럴당 49.44달러에 마감했다.
하지만 유가 급등이 증시 상승을 이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오히려 일부 투자은행(IB)은 이번 감산 합의와 무관하게 에너지 섹터가 하락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S&P500 지수의 에너지 섹터는 5% 랠리했고, 금융 섹터 역시 1% 이상 올랐다. 반면 유틸리티와 통신 섹터는 2% 이내로 하락했다.
종목별로는 셰브런과 엑손 모빌이 각각 2% 뛰었고, 듀폰이 3% 선에서 강세를 나타냈다. 이와 함께 골드만 삭스가 4% 가까이 랠리하면서 다우존스 지수에 하방 경직성을 제공했다.
골드만 삭스는 도이체방크가 트럼프 행정부 시대 순이익이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데 따라 ‘사자’가 몰렸다.
마이클 마투섹 글로벌 인베스터스 트레이더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상당수의 투자자들이 OPEC의 감산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산유국들이 감산에 돌입할 경우 유가와 에너지 섹터의 강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니엘 더밍 KKM 파이낸셜 이사는 CNBC와 인터뷰에서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해 투자자들이 경계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며 “이 밖에 월말 효과와 나스닥 지수 하락이 증시 전반에 부담을 가했다”고 설명했다.
경제 지표는 엇갈렸다. 민간 고용 조사 업체인 오토매틱 데이터 프로세싱(ADP)에 따르면 11월 민간 고용이 21만6000건 증가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17만건을 훌쩍 뛰어넘은 동시에 지난 6월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10월 잠정주택판매지수는 전월 대비 0.1% 상승한 110.0을 기록해 완만하게 개선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소비자 지출 역시 0.3% 증가해 시장 예상치인 0.4%에 못 미쳤다.
한편 이날 로레타 메스터 미국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완만한 금리가 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