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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해운공룡의 왕성한 식욕..국내선사 입지 더 좁아진다

기사등록 : 2016-12-02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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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세계 7위 독일 함부르크 슈트 4.7조에 인수
중남미 지배력 강화..2M 본계약 앞둔 현대상선 주시

[뉴스핌=조인영 기자] 세계 1위 해운사인 머스크라인이 독일 해운사 '함부르크슈트'를 인수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머스크 맥키니 몰러(Maersk Mc-Kinney Moller)호의 모습. <사진=대우조선해양>

머스크는 규제 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으며 내년 말경엔 최종 인수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인수 대금은 40억달러(약 4조6800억원) 수준이다.

함부르크슈트는 선복량 기준 세계 7위로, 남북항로에 강점을 갖고 있다. 프랑스 해운분석기관인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선복량은 130척(62만5000TEU) 규모로 선대 가치는 14억달러(1조6387억원) 정도다.

전세계 250여개 지사에 약 6000명의 직원을 두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액은 67억달러로 컨테이너 매출이 93%에 달한다.

이번 인수로 머스크는 중남미 항로의 지배력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함부르크슈트는 브라질 비중이 25%에 달한다.

머스크는 지난 9월 냉동 컨테이너 1만4800개를 발주하는 등 세계 최대 규모 냉동컨테이너 선사 준비작업을 마쳤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머스크의 선대규모는 380만TEU로 확대되며 전체 시장 점유율은 15.7%에서 18.6%로 올라선다.

쇠렌 스코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인수 합의 직후 "오늘은 머스크라인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날"이라며 "화주들에게 남북항로에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오트마 가스트 함부르크슈트 회장은 "함부르크슈트 브랜드를 유지하며 화주들에게 맞춤 솔루션을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머스크를 중심으로 글로벌 해운사들이 덩치를 키우면서 현대상선 등 국내 해운업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현대상선은 머스크와 MSC가 소속된 2M 얼라이언스와 본계약 체결이 임박한 상황이어서 더욱 그렇다.

업계는 머스크의 대형화 정책으로 2M 내 현대상선의 입지가 좁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안은 현대상선에 대한 영향이 크다. 2M 가입도 형식만 남을 가능성이 크다"며 "선박대형선 투입 계약 대신 슬롯차터(선복용선)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간 업계는 현대상선이 선박공유협정(VSA) 또는 슬롯차터 형식으로 2M과 제휴를 맺을 것으로 전망해왔다. 선박공유협정은 얼라이언스 공식 회원사로 전체 선복량을 공유하는 형태이나 슬로차터는 2M이 운영하는 일부 항로에서 빈 배를 구매 계약하는 수준이다. 형식만 있을 뿐 영향력이 낮은 수준의 제휴라는 설명이다.

다른 해운업계 관계자는 "영업범위가 국내선사와는 직접적인 중복성이 없어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머스크의 경쟁력이 제고되고 비용 효율성이 커지는 것에 대해서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머스크도 최종 인수를 앞두고 대형화주국인 미국과 중국의 견제를 받을 수 있다. 규제 당국은 이런 사항들을 인지하면서 승인을 고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현대상선은 2M 가입에 대한 구체적인 협상을 진행중이며 내주께 결론을 내겠다고 지난 1일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조인영 기자 (ciy81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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