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최순실 게이트'로 국정 전반이 마비된 가운데 공공기관장 공모 역시 중단됨에 따라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각 기관들은 이맘 때면 내년도 사업계획을 수립하느라 한창 바쁠 시기지만 정부 눈치만 보며 손을 놓고 있기 때문이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산하 공공기관 중 기관장 임기가 끝났거나 임박한 곳은 모두 5곳이다(아래 그림 참고).
박구원 한국전력기술 사장은 지난 10월 임기가 끝났지만 2개월째 자리를 유지하고 있고 한전KPS 사장도 임기가 끝난 지 한 달이나 지났다.
또 김영학 무역보험공사 사장도 오는 11일 임기가 끝나고 이종인 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은 내년 1월 5일, 조환익 한전 사장은 내년 2월 말 임기가 끝날 예정이다. 예전 같으면 유력후보군이 형성되어 물밑 경쟁이 치열할 법하지만 올해는 조용하기만 하다.
문제는 공모 기간 등을 감안하면 이들 기관에 후임 사장이 언제 올 지 모른다는 것이다. 공공기관 특성상 유력후보군이 형성돼야 공모 절차가 진행된다. 이를 감안하면 최소한 두 달 전에는 공모를 시작해야 하지만 정부의 인사기능이 마비돼 엄두를 못 내고 있다.
특히 지금쯤이면 한해 주요사업을 마무리하고 내년도 사업계획을 짜는데 주력할 시기임에도 기관장 인사가 막히면서 정부 눈치만 쳐다보고 있는 실정이다.
임기가 끝난 기관장들은 급할 이유가 없다. 후임자가 선임될 때까지 임기가 자동연장되기 때문에 앉아서 억대연봉을 챙기면 된다.
하지만 국민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공기업 정책이 공전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된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기관장)임기가 끝났지만 유력 후보군이 형성되지 않아 공모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내년도 사업계획이나 핵심 업무를 추진하는데 있어 차질이 우려된다"고 전했다.
기관장 추천권을 갖고 있는 각 부처에서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말로는 장관이 추천권을 갖고 있지만 실제로는 청와대에서 인사를 좌우하고 있어 인사가 꽉 막힌 상태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현 정국에서는 인사를 추천하기도 힘든 상황"이라면서 "불확실한 정국이 어느 정도 해소되는 게 우선인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