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신정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 국정조사에서 삼성그룹 내 경영 '컨트롤타워'역할을 하고 있는 미래전략실을 없애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삼성의 미래전략실은 그룹의 구조조정본부가 전신으로, 사실상의 회장 비서실이다. 지난 1959년 이병철 선대회장의 지시로 삼성물산 비서실로 출발했고, 지금은 각 계열사에서 차출된 100여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임직원 중 절반이 임원이며, 대부분은 삼성전자 소속이다.
현재 최지성 부회장이 실장을, 장충기 사장이 차장을 맡고 있다. 그 아래로 김종중 전략팀장(사장), 정현호 인사지원팀장(사장), 성열우 법무팀장(사장), 이준 커뮤니케이션팀장(부사장)등이 포진해 있으며 전략, 기획, 인사, 경영진단, 준법경영실 등 6개 팀으로 나눠 운영되고 있다.
최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 시절인 지난 2012년에 취임해 5년째 삼성 미래전략실 실장으로서 그룹의 주요 의사결정을 해왔다. 최 부회장은 이 부회장의 '멘토'로 삼성의 2인자로 불린다.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청문회가 열린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미래전략실은 사실상 수십년간 내부에선 막강한 조직으로 불렸다. 각 계열사에서 파견된 엘리트 인력 200~300명 수준으로 운영돼오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때 구조조정본부로 개편돼 100명 수준으로 줄었다.
지난 2008년 삼성 비자금 수사 때 50여명 수준으로 줄었으나, 2010년 이건희 회장의 경영 복귀와 함께 미래전략실로 부활했다. 소위 삼성 내부 직원들 사이에선 미래전략실을 초고속 승진 창구로 불리고 있다.
이 부회장이 이날 삼성 미래전략실을 없애겠다고 공언함에 따라 삼성그룹 내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예고하고 있다. 재계 일각에선 삼성이 현대자동차그룹처럼 핵심 계열사인 현대자동차가 그룹의 주요 의사결정을 하는 구조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미전실에 관해서 많은 의혹과 부정적인 시각이 많은 걸 느꼈다"며 "해체하겠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신정 기자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