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황세원 기자] 중국 민영기업 굴기(부흥)가 본격화되고 있다. 과거 중국은 중국 최대 국유 통신업체 차이나모바일, 페트로차이나 등 국유 기업이 주도했지만 최근에는 텐센트, 화웨이 등 규모와 기술경쟁력을 갖춘 민영기업이 중국은 물론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다만 민영기업의 융자난, 인맥 중시 관행 등은 시급히 개선되야 할 문제로 꼽힌다.
2016년 3분기 기준 글로벌 시총 상위 10대 기업을 보면 텐센트가 2566억달러로 처음으로 차이나모바일(2540억달러)를 넘어서 글로벌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텐센트는 아시아 기업 가운데에서는 시총 기준 1위에 오른 바 있다. 최대 경쟁사이자 민영기업인 알리바바도 비슷한 수준의 시총 규모를 자랑한다.
중국 굴지의 민영기업이 유독 IT업종에만 집중돼 있는 것은 아니다. 중화전국공상업연합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최대 통신장비 제조업체 화웨이, 가전 유통기업 쑤닝(蘇寧), 종합의류 생산기업 웨이차오(魏橋) 등 다양한 기업이 ‘중국 500대 민영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중화전국공상업연합회가 발표한 ‘중국 500대 민영기업’ 2015년 총매출은 16조1569억위안으로 기업당 평균 매출은 323억위안에 달한다. 이는 전년대비 10.06% 증가한 금액이다. 특히 500대 민영기업의 연매출 하한선은 101억7500만위안으로 통계 집계 이래 최초로 100억위안대를 돌파했다.
중국 유력 매체 왕이차이징(網易材經)은 업계 한 전문가의 인터뷰를 인용해 “최근 중국 주요 민영기업 분포 현황을 보면 의류, 컴퓨터, 유색금속, 부동산, 에너지, 철강, 보험 등 매우 다양하다”며 “과거 중국은 국영기업이 정부 보호 하에 규모를 키우고 시장을 과독점했지만 최근 실력있는 민영기업이 늘어나며 중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중국 민영기업이 가야할 길이 여전히 멀다는 의견도 있다. 2016년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 가운데 중국 기업은 110곳으로 20여년간 꾸준한 증가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중 80% 이상은 여전히 국유기업으로 민영기업은 화웨이, 레노버 등 극소수에 불과했다.
이에 현지 업계에서는 민영기업 성장을 위한 정부 지원과 더불어 자체 혁신, 글로벌 경영 노하우 습득 등을 통한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중국 유력 매체 허쉰왕(和訊網)은 판디(範棣) ACL 펀드 회장과의 인터뷰를 인용해 “중국 주요 민영기업이 본격적으로 생겨나기 시작한 80년대 이후 30여년간 중국 경제는 평균 10퍼센트 고성장을 지속하며 기업이 경영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했다”며 “하지만 자금 조달 경로가 제한적이어서 은행대출을 받기 위해 은행과 좋은 관계를 만드는 게 경영 능력보다 중시되는 문화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매체는 “민영기업의 융자난 문제는 아직까지도 완벽히 개선되지 못했다”며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현지 주요 매체 왕이차이징(網易材經)은 “과거 중국 민영기업이 성장하는데 정부기관과의 관시(關系, 인맥)나 막대한 자본이 주요 역할을 했다”며 “중국 민영기업이 글로벌 무대에서 더 높게 비상하기 위해서는 체계화된 경영 시스템 구축, 글로벌 경영 능력 제고 등 자체적인 역량 제고에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원 기자 (mshwangsw@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