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미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과 경기 회복 전망에 안전자산인 금 값이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내년 금값이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고 일부 전문가들은 금이 장기간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 동부시간 9일 오전 9시 40분 현재 금 가격은 온스당 전날보다 0.42% 내린 1165.49달러를 기록 중이다. 10개월간 최저치에 근접한 금 가격은 주간 기준으로 이날까지 지난해 11월 이후 최장기인 5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금값은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내년 미국 경제 성장 전망이 개선되면서 하락 흐름을 타고 있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정상화를 진행할 것이라는 예상도 금 약세 요인이다.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국채금리도 오르면서 금 가격은 압박을 받고 있다.
내년 트럼프 정부의 적극적 재정 정책이 본격화하고 연준이 금리 인상 행보를 이어가면서 금 가격이 추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은 힘을 받고 있다.
싱가포르 화교은행(OCBC)은 내년 1분기 금값이 온스당 1175달러, 2분기 1150달러로 떨어진 후 3분기와 4분기 각각 1125달러와 1100달러로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바나바스 간 OCBC 이코노미스트는 "다음 주 연준이 기준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전망되며 달러 강세는 금 가격 랠리를 제한하는 굉장히 강한 요소"라고 지적했다.
<사진=블룸버그> |
씨티 리서치는 금 가격이 내년 상반기까지 하락하다가 하반기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2분기 온스당 1135달러까지 떨어진 금값이 4분기 1180달러로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ABN암로도 실질 국채금리가 상승하는 것이 금값 전망에 부정적이라면서 금 가격이 내년 말까지 온스당 1100달러까지 내릴 것으로 전망했으며 IG그룹의 크리스 비첨 애널리스트는 내년 말 전에 금 가격이 온스당 1000달러까지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스티펠 니콜라우스(Stifel Nicolaus)는 금이 장기적으로도 상승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값이 향후 10년간 온스당 1250달러 선을 유지하다가 2020년 중반 이후 1000달러 아래로 내려가고 2030년까지 크게 오르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불안한 투자자들이 금 펀드에서 자금을 빼내 가고 있는 점도 금 약세를 부추긴다. 금 상장지수펀드(ETF)에서는 2013년 5월 이후 최장기인 20주 연속으로 자금이 빠져나갔다.
ICBC스탠더드 뱅크의 톰 켄달 금속 전략가는 "금은 모든 방향에서 타격을 입고 있다"며 "실물 시장도 약하고 채권 금리와 주식이 뜨고 있으며 ETF 자금 유출과 트럼프 당선인의 재정 확대 정책이 가격을 압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