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광연 기자]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가 케이블TV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송통신 동등결합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모바일 부재에 따른 케이블TV의 한계 극복을 정책적으로 지원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시장 지배력 약화를 우려한 SK텔레콤과 KT‧LG유플러스와의 힘겨루기가 여전해 정착까지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미래부는 13일 ‘방송통신 동등결합 판매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업계 및 전문가 등의 의견 수렴 후 내년 1월 시행 예정이다.
동등결합은 모바일 플랫폼을 보유하지 않은 케이블TV 사업자가 자사 방송통신 상품 가입자에게 이통사 모바일 서비스를 결합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사실상 IPTV와 동등한 혜택을 받게 돼 케이블TV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동등결합, ‘모바일 부재’ 케이블TV 돌파구 될까
케이블TV는 IPTV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다.
미래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IPTV 가입자수는 1185만명으로 전체 유료방송시장의 41.25%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2013년말 대비 가입자수 312만명, 점유율 9.8%p 늘어난 수치다. 반면 2013년말 가입자수 1484만명, 점유율 53.4% 차지했던 케이블TV는 올 상반기 가입자수 1377만명, 점유율 47.9%까지 하락했다.
케이블TV의 부진은 모바일 및 방송통신 결합상품 부재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 무산으로 M&A라는 돌파구가 차단되면서 케이블TV는 모바일 플랫폼과 통신 서비스 결합을 내세운 IPTV와의 힘겨운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케이블TV에서 동등결합을 통한 IPTV와의 공정한 경쟁을 기대하는 이유다.
미래창조과학부 |
미래부는 가이드라인에서 동급결합의 원칙과 방법, 절차에 대한 기준을 제시했으며 특히 거래대가 산정 등 거래조건에 대한 사항에 주안점을 뒀다.
동급결함의 가장 큰 문제는 결합 상품별 할인율이 동일하게 적용하기 어렵다는 데 있었다. 이는 결합으로 인한 할인 자체가 서비스별 판매 비용점감과 해지율 감소 등을 반영, 일률적인 할인율을 강제적으로 적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 동안 사업자들이 동등결합을 회피한 이유다.
이에 미래부는 우선 동등합 혜택을 제공하되, 결합판매 효과의 검증이 가능한 기간이 지난후에는 사업자들이 제공 조건을 재협상 및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이 과정에서 특정 사업자가 협상을 의도적으로 지연시키는 것을 막고자 협정 체결 희망일 90일 전에 제공을 요청하고 시행은 180일 이내로 규정했다.
조경식 미래부 방송진흥정책국장은 “앞으로 일본 등 주요 국가의 동등결합제도 운영 내용과 시행 경과를 비교‧분석하는 등 제도의 안정적 정착과 실효성 확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시장 지배력 전이에 따른 이통3사 갈등 ‘여전’
이날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 티브로드, 딜라이브, 현대HCN, CMB, JCN울산중앙방송 등 6개 케이블TV 사업자와 동등결합 상품인 ‘온가족케이블플랜(가칭)’ 출시를 위한 공식 협정을 체결했다.
내년 2월 출시가 예고된 이 상품은 2007년 동등겹합 제공 의무화 이후 최초 사례로 미래부 가이드라인 시행과 맞불려 동등겹합 상품 활성화 및 케이블TV 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직 협정을 체결하지 않는 케이블 사업자 역시 금년 내 동등결합판매 신청을 통해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KT와 LG유플러스 등 기타 이통사들의 입장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SK텔레콤이 통신시장에서 지배적 사업자(점유율 49%)의 입지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케이블TV와의 동등결합 상품 출시는 방송시장으로의 지배력 전이를 야기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SK텔레콤은 결합상품은 이통3사가 동일하게 제공하는 서비스이고 현재 유료방송 시장 1위는 KT라며 이같은 논리를 반박하고 있다. 실제로 올 상반기 기준 KT의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29.9%(IPTV 19.03%, 위성방송 10.82%)로 SK브로드밴드(12.66%)를 압도한다.
이통3사의 힘겨루기가 케이블TV 활성화와는 무관하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동등결합의 목적이 케이블TV의 모바일 부재 해결인만큼 기업간 힘겨루기 보다는 유료방송시장 전체를 바라보는 태도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케이블 업계 관계자는 “동등결합은 M&A 무산으로 자체적으로 모바일 플랫폼을 확보할 수 밖에 없는 케이블TV가 선택할 수 있는 몇 안되는 방안 중 하나”라며 “의무적으로 동등결합상품을 제공하는 SK텔레콤 외에도 KT와 LG유플러스의 자발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정광연 기자(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