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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서양덕 기자] 중국 최대 민영기업 푸싱그룹의 자회사 푸싱이야오(復星醫藥, 푸싱제약)가 로봇 수술 장비 생산 공장을 설립하는 등 첨단 의료 시장 석권을 위해 잰걸음을 하고 있다.
10일 푸싱제약은 미국 1위 수술용 로봇 생산업체 인튜이티브 서지컬(Intuitive Surgical)과 손잡고 중국 상하이에 로봇 수술 관련 장비 합작 생산 기업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합작사는 앞으로 폐암 로봇수술과 관련된 보조 장비 연구 개발(R&D) 및 생산 판매를 담당한다. 출자금은 총 1억 달러(1168억원)이며 공장은 상하이 푸둥 장장(張江) 첨단기술단지에 들어선다.
푸싱제약이 로봇 수술 분야에 발을 들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푸싱제약은 일찍이 의료 종합서비스 자회사 미중합작기업 메이중후리이랴오(美中互利醫療)를 통해 지난 2011년부터 인튜이티브 로봇 수술 기기를 중국에 독점 판매하기 시작했다.
인튜이티브 서지컬은 수술용 로봇 ‘다빈치’로 세계에 이름을 알린 기업으로 로봇 수술과 관련해 출원한 특허 수만 202건이다. 이는 미국 특허상표청에 출원된 로봇 수술 관련 총 특허수(540건)의 절반 수준이다.
푸싱제약에 따르면 양사는 폐 촬영 및 진료, 소규모 수술을 함께 진행할 수 있는 의료 장비를 개발 중이다. 이 장비가 실용화되면 로봇이 초기 진료와 수술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중국 경제매체 제멘(界面)에 따르면 폐암은 중국인 사망원인 1위로, 사망 암환자 5명 중 1명은 폐암 환자다. 중국 의료계는 푸싱제약이 설립할 합작기업은 폐 질환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 중국 첨단의료 시장 맹주 노리는 푸싱제약
푸싱제약은 앞으로 로봇 수술 관련 투자와 사업을 대폭 확대해 자국 첨단 의료 산업의 맹주로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1994년 설립된 푸싱제약은 주로 복제약(제네릭) 연구·개발·판매와 신약 연구개발에 집중했다. 특히 심혈관, 신진대사, 소화, 신경, 항생제 등 5대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그러나 중국 복제약 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들자 푸싱제약은 2000년대 중반이후 새 먹거리를 위해 헬스케어 산업으로 눈을 돌리고 나섰다.
인튜이티브 서지컬의 로봇수술 기기 ‘다빈치’는 2006년 중국에 첫 도입된 이후 의료계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푸싱제약 역시 로봇수술의 성장 잠재력을 내다보고 이 분야에 투자를 대폭 확대했다.
푸싱제약은 2010년 메이중후리(美中互利)와 합작으로 홍콩에 로봇 수술 공급회사인 메이중후리이랴오(醫療)를 설립한 바 있다. 푸싱제약은 이 회사를 통해 로봇 수술 기기 외에 이와 관련된 많은 선진 장비를 도입했다.
중국 의료계 전문가는 “푸싱제약의 합작기업 설립 발표는 수입에 의존하던 기존 사업 방침에서 벗어나 미국의 선진화된 로봇 수술 기기 연구개발 능력을 국산화 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푸싱제약은 첨단 의료 로봇외에 의료미용 분야에도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다. 의료미용은 중국 의료계에서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분야이기도 하다. 지난 2013년 푸싱제약은 세계 3대 피부 미용 기기 제조사인 이스라엘 알마레이저스(Alma Lasers)를 인수했다. 인수 소식이 전해지자 당시 의료업계는 앞으로 푸싱제약의 발전 방향은 제약보다는 4차 산업 헬스케어 분야에 집중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푸싱제약은 첨단의료 분야 투자 확충과 함께 기존 제약 사업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푸싱제약은 2014년부터 올해까지 각각 미국 제약사 NSP, 암브렉스(Ambrx), 인도 최대 제약사 그랜드파마(Grand Pharma)를 각각 인수하며 전통 제약 사업과 첨단의료기술 사업을 투트랙 전략으로 함께 진행하고 있다.
한편 올 상반기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푸싱제약은 의료기기 판매에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1.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푸싱제약은 보고서를 통해 올해 중국에서 로봇수술 건수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당사 영업 이익도 동반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뉴스핌 Newspim] 서양덕 기자 (sy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