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백진규 기자] “돈은 중국에서 벌면서 대만 독립을 지지하는 행태는 용납할 수 없다.”
중국 국무원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언급하면서 반대 기업에 대한 불이익을 시사했다. '하나의 중국'을 둘러싼 중미간 신경전속에서 중국에 진출한 대만과 한국 미국 유럽 등 해외 기업들이 중국의 정책을 따라야 한다며 직접적 압박을 가한 것이다.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의 안펑산(安峰山) 대변인은 14일 기자회견을 통해 “그 동안 중국 정부는 대만 기업들의 합법적 권익를 보장해 왔으며, 기업들도 중국 본토의 법률을 준수해야 한다”고 밝혀 대만 및 해외 기업들에 강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또한 “우리는 중미관계의 정치적 기초이자 대만해협 평화의 근간인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2일 중국 외교부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은 중국의 핵심 이익이라고 발표한 데 이어 다시 한번 중국 정부의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하나의 중국' 원칙은 홍콩과 마카오를 포함해 대만도 나뉠 수 없는 중국의 일부라는 의미다. 지난 1972년 마오쩌둥과 닉슨 회동후 중미 양국은 지난 37년간 이 원칙을 공유해옸으나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3일 대만 차이 총통과 통화한 뒤 파기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 되면서 미중관계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특히 이번 기자간담회에서는 대만계 식품회사 하이바왕그룹(海霸王集團)을 직접 언급하며 외자기업을 압박해 그 의미가 더 크다.
한 기자가 “대만 독립을 지지하는 기업에 대해 정부가 차별대우를 시작했다는 여론이 있다”고 질문하자 안 대변인은 “식품안전검사 과정에서 하이바왕 제품의 명백한 문제를 발견했으며 관련 법률에 따라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식품안전은 중국이 지속적으로 중요시하던 문제로 이는 인민들의 생명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여전히 대만의 중국 투자 및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동포간의 교류를 지지하지만, 중국에서 돈을 벌면서 대만 독립을 지지하는 행동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중국 매체들은 지난 11월 “중국 청두(成都) 식약품감독연구원이 하이바왕에서 생산한 소고기 완자, 새우튀김 등을 검사했으며 품질 부실의 이유로 40만위안(약 6800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 국가안전국도 지난 5일 하이바왕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이바왕이 지난 5일 대만 매체 왕보에 올린 해명 광고 <자료=바이두> |
하이바왕 역시 지난 5일 대만 매체 왕보(旺報)에 광고를 게제해 “하이바왕은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과는 단지 타이페이의 한 건물에서 세입자 관계일 뿐, 그룹 내에 차이잉원과 직접적으로 연관 있는 사람도 없다”며 “차이잉원 일가가 하이바왕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도 않다”고 밝혔다.
장룽더(莊榮德) 하이바왕 회장은 예전에 차이잉원 대만 총통 부친인 차이제성(蔡潔生)이 운영한 기업의 임원으로 근무했으며, 그를 ‘선생님’으로 모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대만 하이바왕 사무실 역시 차이 총통의 건물에 입주해 있다. 때문에 중국에서는 예전부터 하이바왕에 대한 비난 여론이 있었다.
하이바왕은 대만 중국 유럽 일본 등에서 냉동식품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대만계 회사로, 중국 본토에는 상하이 청두 충칭 베이징 등에 체인을 갖고 있다.
한편 대만에서는 중국의 조치에 대해 “정치적 문제로 기업경영을 방해해서는 안된다”며 비난에 나섰다.
[뉴스핌 Newspim] 백진규 기자 (bjgchi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