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탁윤 기자] 코스닥기업들의 바이오사업 진출 발표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요즘은 반도체 관련 상장사들의 바이오업체 인수가 눈에 띈다. 이처럼 상장사들이 국내에 수백 개에 달하고 연구개발(R&D) 투자로 재무구조도 취약한 바이오사업에 뛰어드는 건 왜일까. 바이오 관련 사업은 사실 성공 가능성이 50% 미만, 적게는 10%도 안되는 상황이다.
15일 코스닥업계에 따르면, 최근 반도체 설계 회사인 넥스트칩은 심혈관질환 연구개발 업체인 바이오버드 지분 79%를 인수하고 바이오사업에 본격 진출키로 했다.
넥스트칩은 바이오버드의 사업 영역을 볼 때, 심혈관질환 진단키트 분야에서 넥스트칩의 기술과 접목될 부분이 있고 현재 연구중인 지혈제 사업분야의 성장성에 주목해 전격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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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넥스트칩 대표는 "반도체 기술을 접목할 수 있는 신성장 동력 사업분야를 지속적으로 찾고 있었다"며 "바이오버드 인수를 계기로 장기적으로 바이오 기술과 반도체 기술이 접목될 수 있는 진단센서, 바이오센서, 바이오 디바이스 분야 진출을 도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인 코디엠도 지난 11월 BT·IT를 결합한 바이오플랫폼 기업으로의 변화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코디엠측은 "3~5개의 파이프라인에 투자 및 개발해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을 이전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코아로직도 지난 10월 바이오업체인 코메드생명과학 인수후 바이오제약 시장에 뛰어들었다. 1979년 설립된 코메드생명과학은 국내 최초로 세균과 곰팡이를 키우기 위한 배지의 제조와 미생물 배양기술을 보유한 업체다.
이처럼 코스닥 상장사들이 너도 나도 바이오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바이오업종이 전세계적으로 여전히 유망한 산업으로 꼽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풀이한다. 특히 한미약품과 셀트리온 등 소위 '대박'을 낸 국내 기업들도 속속 나온 영향도 빼놓을 수 없다.
김성재 미래에셋대우증권 연구원은 "어떤 바이오업체를 인수하느냐에 따라 성공 가능성은 크게 달라질수 있다"며 "업체별로 다 다른데 진단업종은 세일즈마케팅 역량이 돼야 하고, 신약개발쪽은 임상개발능력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했다.
김 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국내 바이오업체는 신약, 복제약, 진단, 의료기기, 의료서비스, 원료의약품, 일반의약품 업체 등 업종별로 수백에서 수천개에 달한다. 그는 "각 회사가 현재 갖고 있는 핵심 역량과 시너지를 낼수 있는 업체를 인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향후 성장 가능성만 보고 무턱대고 바이오사업에 뛰어들 경우 본업마저 위협받을 수 있다고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현재 국내 대부분의 바이오업체는 연구개발(R&D) 단계로 영세한 업체가 많고 재무구조 역시 매우 취약한 형편이다. 늘어나는 투자금을 감당할 수 없어 '대박 내려다 쪽박' 찰 수도 있다는 얘기다.
바이오업계 한 관계자는 "바이오사업 성공 가능성은 50%, 엄밀히 따지면 10% 미만으로 리스크가 큰 것이 사실"이라며 "속된말로 10개중에 하나 건지면 대박이란 말도 있지 않느냐"고 귀띔했다.
다른 관계자도 "신약개발의 경우 최소 10년 이상이 걸리는데 투자자들은 단기 성과와 실적을 요구하는 경우도 다반사"라며 "무리하게 투자에 나섰다간 본업마저 위협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