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 현대자동차가 내달 8일(현지시각) 미국에서 열리는 디트로이트 오토쇼(북미 국제오토쇼)를 통해 자율주행차 상용화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다만, 도날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최근 구글, 애플, 테슬라 등 미국 기업 CEO들과 만나 돕겠다고 밝힌 만큼, 현대차로선 기회와 위기의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외신 및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디트로이트 오토쇼에 아이오닉 일렉트릭 자율주행차 등 최신 자율주행 상용화 기술을 선보일 계획이다.
아이오닉 일렉트릭 완전 자율주행차를 내달 초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개막하는 가전전시회(CES)에 이어 디트로이트 오토쇼에서도 공개,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것이다. 아이오닉 일렉트릭 자율주행차는 지난달 LA오토쇼에서 세계 첫 공개됐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CES 기간 중 라스베가스 도심 도로에서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자율주행 시연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CES에서 첫 별도 기자간담회를 열고, ▲커넥티비티 ▲자율주행 ▲헬스케어 ▲퍼스널 모빌리티 ▲친환경차 관련 전시물을 공개하기로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디트로이트 오토쇼에 최신 자율주행차 기술 등이 공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현대기아차 서울 양재동 사옥<사진=현대차> |
현대차가 디트로이트 오토쇼에 완전 자율주행차를 선보인다는 것은 남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 거대한 미국 자동차 산업에 대한 도전인 것과 동시에 구글 등이 선제 개발한 자율주행기술과 냉정한 평가를 받겠다는 의미로 읽히기 때문이다.
자율주행 상용화를 자동차, 정보통신(IT), 전자 등 가운데 어디가 먼저 선점하겠느냐에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구글은 자율주행차 관련 부서를 최근 별도 법인으로 독립시켜 ‘웨이모(Waymo)’를 설립했다. 또 자율주행차 개발을 부인해온 애플도 최근 시인했다. 이에 대해 관련 업계는 자율주행 상용화가 곧 이뤄질 수 있다는 시그널로 받아들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2018년까지 약 2조원을 투자해 오는 2020년까지 고도 자율주행을, 2030년에는 완전 자율주행차의 상용화를 이룬다는 계획이다. 구글과 애플도 오는 2020년 완전한 자율주행을 상용화하기로 했다.
디트로이트는 미국 자동차 업체 빅3인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의 주력 공장이 밀집해 있다. 이 때문에 미국 자동차 산업의 심장을 넘어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의 지표로도 평가되고 있다.
특히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빅3의 도산 위기로 인해 디트로이트가 죽은 도시처럼 변했으나 구제 금융을 받으며 부활했다.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금융 위기 이후 도산을 앞둔 GM과 크라이슬러에 800억달러(98조원) 규모의 구제 금융을 지원했다.
이 결과, 빅3와 부활과 함께 디트로이트에도 생기가 찾아오게 됐다. 지역 경제는 되살아났고, 일자리는 늘어났다. 지난해 미국내 자동차 판매는 1748만대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대통령의 ‘한방’ 지원이 자동차 산업과 디트로이트를 동시에 살린 것이다. 올해 1월 오바마 대통령은 디트로이트 오토쇼를 찾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시건주는 디트로이트를 자율주행 연구 허브로 조성하고 있다. 주정부 과제로 차량간 통신(V2X) 등 개발을 위해 현대차를 포함한 전 세계 자동차 회사들이 참여하고 있어 디트로이트의 상징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어 “차량간 통신 기술도 결국 자율주행차 상용화에 필수가 될 것”이라며 “디트로이트가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알리게 될 격전지가 될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14일(현지시각) 구글 지주회사 알파벳의 래리페이지 CEO와 에릭 슈밋 회장, 팀 쿡 애플 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 실리콘밸리 기업인들과 회동한 자리에서 “당신들이 잘되도록 도와주는 게 내 목표”라며 미국 기업에 힘을 실어줬다.
트럼프 당선자가 그동안 자국보호주의를 천명해온 만큼, 자동차 산업과 자율주행차 상용화에 대한 글로벌 경쟁이 한층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기업’인 현대차로선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는 시기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