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실질GDP 0.96% 증가, 소비자후생 146억달러, 고용효과 5만3800명, 세수 2700억 증가." 정부가 지난해 제시한 '발효 후 10년 기준' 한중 FTA 경제효과다(그림 참고).
하지만 올해 들어 11월까지 대(對)중국 수출은 전년대비 10.9% 감소했다. 때문에 저유가 속에서 선방한 측면도 있지만, 정부가 지나치게 '장밋빛 전망'을 제시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가능하다.
◆ '사드 논쟁' 속 첫해 안착 성과
발효 후 1년 간 수출이 감소해 빛을 잃었지만, 일단 첫해 안착한 데 의미를 둘 수 있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글로벌 경기침체가 가시화된 상황에서 큰 버팀목 역할을 해줬다는 평가도 지배적이다.
실제로 중국 수출이 10% 이상 감소했지만 한중 FTA 혜택을 받는 품목의 경우 수출이 4% 감소하는데 그쳤다. 한중 FTA가 체결되지 못했다면 저유가의 충격이 더 컸을 거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특히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설치를 놓고 중국와의 잠재적인 갈등이 고조된 상황을 감안하면 발효 첫해는 일단 안착한 데 의미를 둘 수 있다.
산업부는 "글로벌 및 중국 경제성장 둔화, 중간재 자급률 확대, 유가하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연초에 중국 수출이 급감했다"면서 "하지만 한중 FTA가 대중 수출의 버팀목 역할을 해주면서 감소세가 다소 완화됐다"고 진단했다.
◆ 2년차 FTA 활용률 38% 양호…60% 수준 높여야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한중 FTA가 첫해 선방했지만 정부가 기대했던 만큼 성과를 거두려면 앞으로가 중요하다.
특히 아직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FTA 활용률을 높이는 게 가장 시급한 과제다.
한중 FTA 활용률은 발효 초기인 지난해 12월 8.2%로 출발해 꾸준한 상승하며 올해 11월 38.3%까지 높아졌다.
중국과 교역구조가 유사한 아세안과 비교하면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아세안 FTA는 발효 첫해 1.3%로 시작해 2년차 3.5%, 5년차 33.1%, 10년차에 47.4% 수준을 기록했다(그래프 참고).
중국 수출에서 중간재의 비중이 50%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정부의 중장기 목표는 60% 수준이다. 중간재의 경우 중국 정부가 '무관세 수입'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FTA 활용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 중국이나 인도, 아세안 등 개도국의 경우 '기관증명방식'을 적용하고 있어 '자율증명방식'을 적용하는 선진국보다는 FTA 활용률이 낮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규봉 산업부 활용촉진과장은 "중국 수출은 중간재 비중이 높아 FTA 활용도를 높이는 게 한계가 있다"면서 "한-인도 CEPA의 경우도 6년차에 60% 수준으로 올라섰다"고 설명했다.
◆ 정부, '고무줄 규제' 비관세장벽 해소 주력
정부는 한중 FTA의 성과를 조기에 극대화하기 위해 비관세장벽을 해소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우선 전기·전자제품에 대해 우리 기업이 국내 시험기관에서 국제공인시험성적서를 발급 받으면 중국 인증기관에서 인증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지난 3월 일부 품목에 대해 시범사업을 실시했으며 오는 20일 전 품목에 걸쳐 확대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우리기업들이 힘들어 하는 위생검역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삼계탕과 파프리카 등 일부 품목의 수출이 개시됐으며, 5년근 인삼의 분류기준에 대한 문제도 적극 제기하고 있다.
또 중국의 전자상거래 정책 변경으로 인천-칭다오 간 해상간이 통관에 화장품이 포함되어 수출 증진에 기여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차이나데스크를 통한 FTA 활용지원 서비스를 더욱 강화하겠다"면서 "소비재 수출 지원을 강화하고 비관세장벽과 지식재산권, 서비스분야 지원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