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태 기자] 유엔총회가 19일(현지시각) 12년 연속 북한의 심각한 인권 상황을 강력히 규탄하는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했다. 결의안은 북한의 열악한 인권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고 인권 유린 책임자를 처벌토록 권고하는 내용을 담았다.
유엔 총회 <사진=뉴시스> |
유엔총회는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북한인권결의안을 표결없이 컨센서스(합의)로 통과시켰다. 총회가 표결 없이 합의로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하기는 2012년과 2013년에 이어 세 번째이며, 결의안을 채택한 것은 2005년 이후 12년 연속이다.
이번 결의안은 특히 "리더십(leadership)이 실질적으로 통제하는 기관에 의해 인권 유린이 자행되고 있다"는 내용을 명시했다. 북한 인권 유린 최고 책임자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임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올해 결의안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일본과 유럽연합(EU)이 만들었으며, 유엔 회원국의 3분의 1을 넘는 70여 개국이 공동스폰서로 참가했다.
결의안은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북한에서 인권유린이 아직도 광범위하고 체계적으로 진행된다고 지적했다. 인권 유린 사례로는 정치범 수용소 감금과 고문, 강간, 공개처형 등을 적시했다. 그러면서 북한 인권 상황을 ICC에 회부하고 인권 유린 책임자에 대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결의안에는 북한의 인권 상황과 핵 및 미사일 개발을 연계시킨 표현도 등장했다. 결의안은 "인권 상황은 열악한데도 자원을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으로 전용하는 것을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적시했다.
또 해외 파견 북한 노동자들에 대한 착취를 명백한 인권 유린으로 규정하고, 정치범 수용소 폐쇄와 탈북자 처벌 중단, 인권 개선을 위한 국제사회와의 대화와 교류를 촉구했다.
북한은 이날 결의안 채택에 앞서 반대한다는 입장을 다시 밝혔다.
유엔주재 북한 대표부 리성철 참사는 "(결의안은) 북한을 고립시키려는 정치적 적대주의의 산물"이라면서 "유엔의 북한인권보고서(COI)는 거짓말로 가득 차 있으며, 제3위원회 보고서 역시 사실이 아닌 일들을 담고 있다"고 반박했다. 북한은 지난달 3위원회에서도 같은 입장을 밝히고 퇴장해 별도의 기자회견까지 열면서 강하게 반발했다.
러시아는 개별국가의 인권과 관련한 결의안에 반대한다며 북한인권결의안 채택에 반대했다. 북한 최대 우방인 중국도 결의안이 채택된 뒤 발언권을 얻어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이영태 기자 (medialy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