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지현 기자] 내년부터 실손의료보험료가 25%가량 저렴해진다. 또 보험금을 2년 동안 청구하지 않은 가입자들에 대해서는 10% 이상의 보험료가 할인될 예정이다.
복지부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은 20일 '제2차 복지부·금융위 공동 실손의료보험 제도개선 TF'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담은 실손의료보험 제도 개선안을 내놨다.
실손의료보험은 국민건강보험에서 보장되지 않아 환자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의료비를 보장하는 민영 보험상품이다. 지난해 말 기준 3200만명의 가입자가 있을 만큼 국민보험으로 꼽히는 상품이다. 하지만 과잉진료 등으로 손해율(수입보험료 대비 지급보험금의 비율)이 124%수준에 이르면서 보험료가 인상되는 등 악순환이 이어졌다.
정부는 이에 따라 실손의료보험의 안정적인 공급과 국민 의료비 부담 경감을 위한 종합적인 실손의료보험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했다.
우선 단일상품 형태로 판매되던 실손의료보험이 앞으로는 기본형+특약(3가지) 형태로 바뀐다. 과잉진료 우려가 크거나 보장 수준이 미약한 3개 진료군을 특약으로 분리한 것. 과잉진료가 심각한 ▲도수·체외충격파·증식치료 ▲비급여 주사제▲불필요한 입원이 관행화된 비급여 MRI를 특약으로 분리된다.
보험 소비자는 본인 필요에 따라 기본형이나 기본형+특약을 선택해 가입할 수 있게 된다. 만약 기본형 상품에만 가입할 경우 기존 상품에 비해 보험료는 약 25% 저렴해질 전망이다.
<자료=금융위원회> |
또 특약 가입자의 도덕적 해이나 역선택을 방지하기 위해 자기부담비율을 현행 20%에서 30%를 높일 예정이다. 반대로 직전 2년간 보험금 미청구자에 대해서는 다음년도 보험료를 10% 이상 할인함으로써 보험료 부담의 형평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자료=금융위원회> |
오는 2018년 4월부터는 실손보험 끼워팔기도 금지된다. 현재는 종신보험을 기본계약으로, 실손의료보험을 특약으로 판매하는 끼워팔기가 만연해 있지만, 앞으로는 실손보험 상품을 단독화 한다는 것. 다만 소비자가 원하는 경우에만 다른 보험을 별도의 계약으로 동시 판매하는 것을 허용할 예정이다.
실손보험 가입이나 상품전환, 청구 절차도 간소화된다. 우선 내년 중 전 보험사에서 온라인 전용 실손보험 상품이 판매될 예정이다. 현재는 삼성·동부·메리츠화재와 KB손해보험에서만 판매 중이다.
또 병원비가 발생할 때마다 보험사에 제출하는 서류를 구비해 직접 방문해야 했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온라인을 통한 간편한 청구가 가능하도록, 내년 중 모든 보험사에서 모바일 앱 청구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내년 상반기 중에는 기존 실손보험 가입자가 새로 출시되는 상품으로 전환을 원할 경우 쉽게 전환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하반기 중으로는 단체 실손의료보험 가입자가 퇴직한 뒤 개인 실손보험으로 간편하게 전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정부는 더불어 실손보험 관리 체계를 정비하기로 했다. 현재 실손보험에서 주로 보장하는 비급여 항목은 의료기관별로 관리코드·명칭·정의 등이 제각각이다. 이를 사회적 요구가 큰 비급여 항목부터 코드·명칭·행위 정의 등을 단계적으로 표준화 한다는 계획이다. 또 의료기관별로 다른 진료비 내역 서식도 소비자가 알기 쉽게 표준 서식을 마련키로 했다.
정부는 이처럼 정확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의료기관의 가격경쟁을 통한 자발적인 비급여 가격 하락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국민들의 알권리를 충족하고 비급여 진료비에 대한 예측가능성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은보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번 실손의료보험 제도개선 방안을 통해 정부는 실손의료보험이 안정적으로 공급되고 사회안전망으로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보건복지부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보험시장과 의료시장을 모니터링하고 소비자 불편사항에 대한 개선방안을 꾸준히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