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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렌딧 CEO 공통점은 '디자인 씽킹'

기사등록 : 2016-12-20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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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감성 자극하는 브랜드 디자인에 주력
"핵심은 서비스 본질을 정의하고 실행하는 것"

[뉴스핌=이수경 기자] '기업을 디자인하는 CEO' 모바일 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김봉진 대표와 P2P(개인 간) 대출 서비스 '렌딧'을 운영하는 김성준 대표를 수식하는 공통점이다. 각각 실내디자인과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두 김 대표는 '민트'색을 강조, 서비스 철학을 브랜딩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상단 왼쪽)과 배민프레시(상단 오른쪽), 배민라이더스(하단) <사진=우아한형제들>

배달의민족의 외식배달 서비스 '배민라이더스', 신선식품 배송서비스 '배민프레시' 모두 민트색으로, 통일감 있는 브랜드 이미지를 주고 있다. 배민라이더스의 경우 라이더의 복장과 헬맷 색깔조차 민트다.

렌딧은 자사 BI(브랜드 아이덴티티)에 적용한 색깔에 '렌딧민트'라는 이름을 붙였다. 신뢰성을 구축하면서도 젊고 기민하게 움직인다는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함이다.

이들 기업의 브랜드 디자인은 현대인의 소비문화가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방향으로 변화한 것과 맞물린다. 상품이나 서비스를 통해 소비경험을 즐겁게 만드는 것이 최근 기업들의 브랜딩 전략의 핵심이다. 오늘날에는 이처럼 소비자의 욕구를 이해하려는 사고 방식을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이라고 부른다.

김성준 렌딧 대표는 20일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배달의민족은 그들의 본질이 무엇인지 잘 정의한 베스트 케이스 중 하나"라며 "브랜딩은 회사 문화와 직접 연관되는 만큼, 스타트업일수록 더욱 신경 써야 할 카테고리 중 하나"라고 말했다. 현재 김 대표는 기업 브랜딩 총괄도 겸하고 있다.

렌딧이 브랜드 디자인을 중시하는 이유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하는 회사였기 때문이다. P2P 대출 플랫폼인 렌딧은 기존 은행과는 달리 오프라인 지점이 없다. 오로지 온라인에서 대출자와 투자자를 효율적으로 연결하고, 대출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렌딧 BI 변천사 <사진=렌딧>

이런 메시지를 주고자 처음 만들었던 브랜드 디자인에는 끝에 닷(.)을 붙였다. 고금리 대출을 끝낸다는 1차원적인 의미를 내포했다. 심리적인 안정감을 준다는 청록색 계열로 BI 색상을 설정했다. 그러다 올해 초 브랜드를 재정의했다. 서비스를 선보인 지 6~7개월 만의 일이다. 그는 회사가 가장 중시해야 할 3가지 키워드로 정교함, 효율성, 투명성을 꼽았다.

기존 은행은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는 많지만 이를 은행 운영방식이나 알고리즘 변경에 곧바로 적용하기는 어려운 구조다. 반면 알고리즘 기반으로 모든 것이 온라인으로 동작하는 렌딧은 사용 빈도가 늘수록, 고객이 많을수록 시스템을 '정교'하게 만들 수 있다.

특히 대출은 그동안 기술산업의 발달에도 불구하고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30~40개의 문서에 사인하고 나면 1시간은 훌쩍 지나간다. 렌딧은 알고리즘 정교화 시스템을 통해 대출 프로세스 효율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브랜드 디자인에 반영했다. 사각형 모서리를 무한대로 깎아내 원을 만든 것처럼 '효율성'만 담겠다는 의미에서 렌딧 폰트 끝을 굴렸다.

세번째 '투명성'은 소비자에게 투자 위험성을 명명백백 밝히겠다는 전략을 드러낸다. 실제로 렌딧은 세금, 예상 부도율을 반영해 최종적인 실질 수익률을 첫화면에 보여주고 있다. 채권 상태도 30단계로 정의,  자신이 투자한 대출 채권의 특수 처리 현황에 대해서도 가능한 한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도록 했다. 투자 및 대출에 관한 전 과정을 투명하게 처리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 3가지 키워드를 충족하면서도 새로움을 추구하는 젊은 회사라는 것을 보여주고자 탄생한 것이 바로 렌딧민트다. 최근 BI는 L과 T자의 디자인을 변경, 무엇인가를 담는다는 메타포(은유)를 담았다. 렌딧만의 기술로 금융 콘텐츠를 담겠다는 컨셉을 반영했다.

김 대표는 "브랜드 디자인을 완성했다면 그 이후 의사결정은 한결 수월해진다. 마케팅과 홍보물 모두 3가지 키워드와 부합하는지 체크하면 되기 때문"이라며 "단순히 유행만을 쫓지지 않는다는 것이 렌딧의 철학"이라고 설명했다.

            김성준 렌딧 대표가 윤재덕 콘텐츠 크리에이터와 함께 렌딧 BI를 만들고 있다. <사진=렌딧>

업무 방식에도 3가지 키워드는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주간 회의나 팀 간 커뮤니케이션 방식에서도 늘 방향성이 일관적인지 체크한다. 예를 들면 투명성의 가치에 따라 팀원간 모든 이슈를 공유하는 것이다.

하지만 기업 경영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말과 행동이 다르면 브랜딩 뿐만 아니라 회사 문화가 무너질 수도 있다. 제아무리 회사가 투명성을 추구하고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백번 말을 해봤자 무의미하다는 것이 김 대표의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디자인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다시한 번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떠올리는 디자인이란 심미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이지만, 사실 무엇을 왜, 누구를 위해 만드는 것인지를 정의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우리가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어떤 가치를 주려고 하는지 정의하는 게 70%의 작업이라면 나머지 30%는 겉으로 드러난 그림을 그리는 것"이라며 "나머지에 해당하는 디자인은 우리가 본질적으로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를 시각적으로 녹여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수경 기자 (sophi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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