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송주오 기자] 농협은행이 모뉴엘의 허위 수출 사건 피해 보상을 위해 무역보험공사를 상대로 제기한 보험금 청구소송에서 승소했다.

20일 법조 및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18부(부장판사 정은영)는 무역보험공사가 농협은행에게 보험금 미화 5216만달러(약 622억원)를 지급하라는 원고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농협은행이 청구한 5217만달러 대부분이 인용됐다.

재판부는 "농협은행이 여신 심사과정에서 주의 의무를 게을리했다고 볼 수 없다"며 "수출채권이 허위인지 상관없이 무역보험공사는 약관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모뉴엘은 지난 2014년 해외 수입업체와 공모해 허위 수출자료를 만들어 6개 은행에 수출채권을 매각했다. 은행들은 무역보험공사의 보증을 근거로 수출채권을 매입했다. 문제는 은행들이 무보를 상대로 단기수출보험(EFF)금 청구를 시작하면서다. 무보 측이 사기 대출을 이유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자 소송으로 이어졌다.

농협은행의 판결로 기업은행과 KEB하나은행, 국민은행 등 판결을 앞둔 시중은행들의 기대감도 높아졌다. 기업은행이 990억원으로 가장 높은 소송액을 기록하고 있으며 KEB하나은행 916억원, 국민은행 549억원, 산업은행 464억원 순이다.

한편, 은행들 가운데 가장 먼저 1심 판결을 받은 수협은 패소했다. 당시 재판부는 "은행 측도 여신심사 의무를 소홀히 했다"며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