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황세준 기자] 박성욱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과 조성진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의 닮은꼴 '외길 신화'이 화제다.
재계 부회장급 CEO 대부분이 그룹 내 주요 계열사를 다양하게 거치는 경우가 많은데 반해 이들은 수십년간 한 분야만 개척한 그야말로 '전문가'이다.
21일 SK 임원인사를 통해 SK하이닉스 역사상 처음 전문경영인으로서 대표이사 부회장에 오른 박성욱씨는 업계가 인정하는 최고의 반도체 전문가다. 개인적으로 국내외에서 10여건의 반도체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박 부회장은 한국반도체산업협회 회장으로도 재직 중이다. 그는 1984년 현대전자산업 반도체연구소에 입사해 이제까지 33년간 반도체 한우물만 판 정통 엔지니어다.
현대전자산업 연구소 재직 중이던 1992년 카이스트 재료공학과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1999년 현대전자산업 미국생산법인 엔지니어링 총괄을 맡았고 2001년 현대전자산업 미국생산법인 이사에 올랐다.
하이닉스반도체로 바뀐 후 상무이사로 승진, 2002년 귀국해 메모리연구소에서 소자부문을 담당했다. 2003년부터는 하이닉스반도체 메모리 연구소장을 역임했다. 2004년 대통령표창을 수상했다.
2005년에는 하이닉스반도체 연구소장을 맡았다. 2007년에는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2010년부터 연구개발제조총괄(CTO)을 맡았다. 그해 제45회 발명의날기념식에서 동탑산업훈장을 받았다.
2011년 하이닉스가 SK그룹에 인수되고나서는 연구개발 총괄부사장을 거쳐 2013년부터 대표이사 사장으로 재직하며 매년 사상 최대 실적 갱신 신화를 썼다. 지난해 결국 반도체 산업발전 공로를 인정받아 금탑산업훈장을 수훈했다.
그는 대표하는 단어는 불굴의 의지와 도전정신, 열정 등이다. 그는 올해 10월 창립 33주년을 맞아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스스로의 변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재계는 박 부회장의 반도체 외길인생이 이달 1일 승진한 '세탁기 박사' 조성진 LG전자 부회장과 비슷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 부회장은 LG전자 세탁기사업을 세계 1등으로 올려 놓은 주역이다. 업계에서 '세탁기 명장'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조 부회장은 입사 후 지난 2012년까지 36년 동안 세탁기 사업에만 몰두했다. H&A사업본부장 취임 이후애는 세탁기 사업을 통해 쌓은 1등 DNA를 다른 생활가전으로 확대하며 사업본부의 체질을 바꿔 놓았다. LG전자 H&A사업본부는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그를 대표하는 단어는 '도전'과 '근성'이다. 엔지니어가 꿈이었던 조 부회장은 1976년 용산공고 기계과를 졸업한 뒤 같은해 9월 26일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에 입사했다.
입사 동기들은 당시 잘나가던 가전인 선풍기 개발실을 선호했지만, 조 부회장은 세탁기 설계실을 택했다.세탁기가 반드시 대중화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1999년 다이렉트 모터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십여 년 동안 150번 넘게 일본을 드나들며 밑바닥부터 기술을 배웠고, 회사에는 침대와 주방 시설까지 마련해놓고 밤샘 작업도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조 부회장의 근성은 남달랐다.
2001년에는 동사 세탁기연구실장(상무)로 승진했고 2005년에는 H&A사업본부 세탁기사업부장에 올랐다. 2007년에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13년 1월에는 사장으로 승진했고 이듬해 LG전자 가전사업을 총괄하는 자리인 H&A사업본부장도 맡았다.
조 부회장 역시 화려한 상훈 이력을 갖고 있다. 2007년 동탑산업훈장을 받았고 올해 7월에는 한국품질경영학회로부터 ‘2016 글로벌 품질경영인 대상’을 수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세준 기자 (hs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