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신화왕(新華網)> |
[뉴스핌=홍성현 기자] 최악의 ‘재난급’ 스모그가 일주일째 이어지며 중국 경제 사회 전분야가 극심한 홍역을 앓고 있다. 인터넷 생방송으로 학교수업을 진행하고 친환경 관련 종목이 수혜주가 되는 한편, 중국 누리꾼들은 ‘스모그 지옥’을 풍자하는 패러디를 쏟아내고 있다.
지난 18일, 중국환경부는 베이징과 천진 등 23개 도시를 대상으로 적색(최고등급) 스모그 경보를 발령했다. 이날 중국 동북부 지역은 PM 2.5(지름 2.5㎛ 이하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치(24시간 평균 25㎍/㎥)의 15배에 달하는 최악의 스모그에 휩싸였다.
시야를 가릴 정도로 짙은 스모그는 중국인들의 발을 묶어놨다. 항공편 결항과 연착은 물론이거니와 고속도로도 잇따라 폐쇄됐다. 베이징 일대 학교들은 휴교령을 내리거나 실외 수업을 금지했다. 휴교하되 수업은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이제 선생님이 BJ(인터넷 생방송 진행자)가 됐다”며, "발표 기회를 얻으려면 실시간 방송 채팅창을 댓글로 도배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도로 위에서는 스모그로 인한 연쇄추돌 사고가 이어지면서 정부에서는 대중교통 이용을 권고하고 나섰다. 신속한 운송이 관건인 물류∙택배업체들은 앞을 가로막는 스모그에 울상을 짓고 있다.
베이징천바오(北京晨報)는 스모그로 인해 지연 배송되는 택배가 4000-5000만개에 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담당 산타클로스는 올해 파업할 듯” “루돌프도 콜록 콜록"이라는 유머가 등장하기도 했다.
한 누리꾼은 스모그가 연인 사이도 갈라놓고 있다며, “네 손을 잡고 있는데도 (스모그 때문에) 너의 얼굴은 보이지 않아”라는 글을 남겼다. ‘스모그 특수’를 맞아 마스크 장사를 해야겠다는 사람에게 “(스모그가 시야를 가려서)네가 마스크를 팔고 있는지도 모를 거야”라고 말리는 댓글도 있었다.
<출처=난팡구퍄오왕(南方股票網)> <표=홍성현 기자> |
한편 스모그로 인해 되려 수혜를 본 기업들도 있다. 중국 매체들은 최악의 스모그 사태로 공기청정기 판매량이 증가하고 친환경 사업을 하는 종목들이 상한가를 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쑤닝(蘇寧) 베이징 본부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스모그의 도시’라 불리는 베이징 일대에서는 공기청정기가 1일 평균 600대 가량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름 때문에 누리꾼의 주목을 받은 증시 종목도 있다는 점이다. ‘둥쉬란톈(東旭藍天 000040.SZ)’이라는 회사는 ‘파란 하늘’을 뜻하는 이름 때문에 스모그 수혜주가 된 사례로 꼽힌다. 신에너지사업을 하는 이 회사의 주가는 지난 20일 실제로 상승세를 보였다.
중국 유력매체 펑파이뉴스(澎湃新聞)는 “올해 12월21일은 24절기상 동지(冬至)가 아니라 ‘매지(霾至: 스모그가 옴)’”라며, 유네스코에 등재 신청을 다시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중국이 신청한 ‘24절기’는 지난 11월 30일 심의를 통과,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바 있다.
미세 먼지를 피해 해외나 공기가 맑은 지역으로 여행을 떠나는 일명 ‘스모그 난민’을 두고, “돈 있고 한가하면 해외여행, 벼락부자면 이민, 우리 같은 서민들은 그저 바람이 불길 기다릴 뿐”이라는 자조 섞인 농담도 나온다. 이밖에도 중국 누리꾼들은 ‘웃픈(웃긴데 어쩐지 슬픈)’ 패러디를 내놓으며 스모그 대란을 이겨내고 있다.
스모그가 시야를 가리는 베이징의 대기 상황을 풍자한 패러디 <출처=newseed.pedaily.cn> <자막번역=홍성현 기자> |
[뉴스핌 Newspim] 홍성현 기자 (hyun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