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송주오 기자] 김도진 신임 기업은행장은 취임사를 통해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빠르게 변하는 금융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 변화의 흐름을 놓쳐선 안된다는 것이다. 김 행장은 수익 구조의 변화와 적극적인 해외진출 등의 경영 계획도 밝혔다.
다음은 김도진 신임 행장의 취임사 전문이다.
존경하는 IBK기은가족 여러분!
저는 오늘 IBK기업은행장이라는 막중한 소임을 부여받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먼저, 1600만여 고객님들과 정부를 비롯한 주주님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지난 3년간 IBK를 이끌어 오신 권선주 은행장님을 비롯한 역대 은행장님들과 오늘의 자랑스런 IBK를 있게 하신 모든 선배님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도 IBK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계신 모든 임직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은행발전을 위해 불철주야 애쓰시는 나기수 위원장을 비롯한 노조간부님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사랑하는 기은가족 여러분!
저는 오늘 이 자리에 오면서 우리 IBK의 역사를 돌아봤습니다. 어려움도 많았습니다. 위기도 있었습니다. 그 어느 순간에도 우리 IBK는 중소기업, 서민과 함께 했습니다.
그리고, 경제위기 때마다 더 큰 저력을 발휘했습니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중소기업 지원을 늘렸고, 고객이 어려울수록 더 많이 현장을 누볐습니다. 그리하여, 우리 IBK는 모두가 자랑스러워하는 영광의 역사를 써 왔습니다.
임직원 여러분!
저는 알고 있습니다.
그동안 선배님들과 여러분이 흘린 땀과 눈물이 역사가 되어 오늘의 IBK가 되었다고 믿습니다.
이제 우린 어디서도 자랑스럽게 IBK를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남들은 M&A 없이 기적 같은 성장을 일궜다고 하지만, 우리 모두는 매순간 마다 사활을 걸고한 걸음 한 걸음 꿋꿋하게 지나 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 IBK 1만3000여 임직원 마음속에는 바위보다 무겁고 하늘보다 높은 자부심이 자리 잡았습니다.
그 자부심이 우리 IBK의 가장 소중한 자산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오직 여러분을 믿고 여러분과 함께 IBK의 미래를 열어가겠습니다.
존경하는 임직원 여러분!
현재의 금융환경은 풍전등화(風前燈火)입니다. 전혀 다른 형태의 도전을 받고 있습니다. 경험해보지 않은 길도 가야합니다. 어느 한 부분도 녹록치 않습니다.
몇 년 전부터 이어진 저금리․저성장은 그 끝을 알 수 없습니다.
미국은 금리인상을 시작했고, 새로운 정부시작과 함께 보호무역 장벽을 드높일 기세입니다.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은, 모든 경계를 무너뜨리고 기존의 영역을 파괴하고 있습니다.
핀테크와 인터넷뱅크, P2P 등 새로운 금융플랫폼의 등장은, 우리의 경쟁상대를 ICT기업으로까지 확장하고 있습니다.
가파르게 증가하는 가계부채, 빠르게 진행되는 인구구조 변화, 한 시가 급한 구조조정 등 국내사정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 모든 것을 극복하고 우리 IBK의 생존과 발전을 담보하는 길은 '변화'와 '혁신'밖에 없습니다.
기존의 관행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생각을 바꾸고 시각을 넓게 가져야 합니다. 불합리한 것, 시대에 맞지 않는 것은 즉시 버려야 합니다. 자신이 속한 작은 우물 안에 갇혀 늘 하던 대로 해서는 새로운 미래를 창조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어려움을 각오해야 합니다. 뼈아픈 고통도 감내해야 합니다. 앞으로의 어려움과 고통은 그 어느 때보다 길게 이어질 것입니다.
과거 주기적으로 반복되던 위기와는 차원이 다른 구조적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 모두 호흡을 길게 갖고 모든 분야를 재점검하여 면밀히 대비해야 합니다.
존경하는 임직원 여러분!
우리를 둘러싼 외부의 변화와 곳곳에 산적한 내부의 문제에 두 눈을 크게 뜨고 들여다봅시다.
과연 우리가 이 거대한 변화에 잘 대처하고 있는지, 자산의 구조는 과연 경쟁력이 있는지, 인재는 시대에 맞게 제대로 양성되고 있는지, 사업은 꼭 필요한 부문에 집중되고 있는지, 꼼꼼하게 살펴봐야 합니다. 우리 모두 각오를 새롭게 하고 새로운 생각과 자세로, 다시 한 번 전열을 가다듬어야 합니다.
먼저, 중소기업금융은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합니다. 중소기업은 국가경제의 근간이자 우리 IBK의 설립 목적입니다.
또한 '중소기업의 보호․육성'은 (헌법 제123조 ③) 헌법에서 정한 국가적 과제이기도 합니다. 어려울수록 한 발 더 다가가야 합니다. 아이디어를 가진 젊은이들이 과감하게 창업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또한 창업기업은 중소기업으로 중소기업은 중견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사다리를 우리 IBK가 놓아야 합니다. 그리하여 우리 중소기업들이 국내는 물론, 세계를 누비며 신바람 나게 뛸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이러한 본연의 IBK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 '강하고 탄탄한 은행'이 되어야 합니다.
우선, 자산의 구성과 질을 개선해야합니다. 많이 대출하고 많이 떼이는 지금의 구조는 분명히 낭비입니다.
이자에 편중된 수익구조도 바꿔나가야 합니다. 저금리·저성장의 장기화는 이자수익의 급격한 축소를 불러올 것입니다. 외환과 IB, 신탁 등의 부문에서 수익을 대폭 늘려나가야 합니다.
영업채널도 조정해 나가야 합니다. 적자점포는 과감하게 줄이고, 필요한 곳은 한발 앞서 선점해야 합니다. 대면채널은 활용도를 높이고, 비대면채널은 편의성을 높여야 합니다.
다른 분야와의 융합을 통해 스마트 뱅킹과 핀테크 분야도 계속 개척해 나가야 합니다. 경제성장률 둔화와 경기침체는 이미 포화상태인 국내 금융시장을 더욱 위축시킬 것입니다.
따라서 해외진출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쌓아 온 중소기업금융 노하우를 필요로 하는 곳, 문화가 비슷하여 현지화가 가능한 곳에 역량을 집중해야 합니다.
현지 M&A와 지점설립, 지분투자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검토해야 합니다. 그리하여 지금껏 추진해 온 '동아시아 금융벨트'를 완성하고, 해외이익 비중을 20%이상 끌어올려야 합니다.
오늘날은 모든 분야가 섞이고 합쳐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냅니다. 과거처럼 산업간, 업종간 칸막이로 구분되던 시대는 끝났습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이 합쳐지고 서비스업과 ICT가 융합하고 있습니다.
은행업도 마찬가지입니다. 고객은 더 이상 은행만의 서비스에 만족하지 않습니다. 증권, 보험 등과 합쳐서 세심하게 다가가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떻습니까?
그룹간, 부서간 벽이 점점 더 높아가고 있습니다. 은행과 자회사간에도 거리가 좁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각 그룹간, 부서간은 물론 은행과 자회사간, 자회사 상호간에도 시너지를 강화해야 합니다.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만들고, 복합점포는 대폭 늘려나가야 합니다.
직원들의 인식도 전환돼야 합니다. 시너지는 성가시고 귀찮은 것이 아니라 우리 IBK 생존의 문제입니다. 은행에 90%이상 편중된 구조를 하루빨리 바꿔나가지 않으면, 미래가 불투명하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비은행부문이 IBK에서 20%이상 차지하도록 해야 합니다.
존경하는 임직원 여러분!
저는 이 자리에서 분명히 약속드립니다.
지금 이 순간부터 학연, 지연 등 모든 연고로부터 벗어나겠습니다. 오로지 여러분의 능력과 열정만 보고 인재를 널리 등용하겠습니다. 앞으로 내부줄서기와 처신에 능해서, 또는 연고와 연줄이 있어서 승진했다는 말이 결코 나오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일하는 문화와 회의문화, 보고문화와 의전문화도 바꿔나가겠습니다.
보여주기식 업무추진, 형식적인 회의, 격식에 얽매인 보고, 지나친 의전문화는 이제 벗어 던져야 합니다. 그리하여 우리 IBK내에 '형식'보단 '실질'을 중시하는 문화가 뿌리내리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모든 사업은 반드시 주기적으로 점검해야 합니다.
계속해야 할지 아니면 그만 접어야 할지 꼼꼼히 성과를 따져봐야 합니다. 하지 말아야 할 일을, 방향이 잘못된 사업을 열심히 하는 것은 조직을 무너뜨리는 지름길입니다.
사랑하는 임직원 여러분!
앞으로 저의 의사결정 기준은 딱 두 가지, '고객'과 '현장'입니다.
저는 끊임없이 현장을 누비겠습니다. 책상위로 올라오는 보고보다는 고객과 직원여러분의 진짜 목소리를 듣겠습니다. 은행은 사람이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을 위해 있는 것입니다.
저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직원 여러분'과 '고객'입니다. 우리 IBK를 '직원이 자부심을 갖는 은행, 고객이 다시 찾고 싶은 은행'으로 반드시 만들겠습니다.
먼저, 여러분의 역량을 키우는 일에 더 많은 정성을 기울이겠습니다.
여러분 모두가 4차 산업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우뚝 설 수 있는 인재가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IBK의 존재이유는 오직 '고객'입니다. 고객이 없으면 사업도 없고, 고객이 없으면 은행도 없습니다. 혁신도 결국은 고객의 불만을 해소하고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 모두 고객을 가장 먼저, 가장 중심에 두고 업무를 추진해야 하겠습니다.
사랑하는 기은가족 여러분!
노(勞)와 사(使)는 수레의 두 바퀴입니다. 한쪽이 무너지면 굴러갈 수 없습니다. 저는 어떠한 경우에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화하고 타협하겠습니다. 그리하여, 상생(相生)과 화합(和合)의 노사문화를 활짝 열어가겠습니다.
끝으로 당부드릴 것은 '정도(正道)'입니다. 오늘날 은행은 부실로 무너지기보다 편법과 소비자보호 소홀로 먼저 무너집니다. 우리는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반드시 정도(正道)로만 가야합니다.
존경하는 임직원 여러분!
일본의 한 총리가 취임하면서 "여러분은 마음껏 일을 하십시오, 저는 책임만 지겠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저도 같은 말씀을 드립니다. "여러분은 신바람나게 마음껏 일하십시오. 책임은 제가 지도록 하겠습니다" 궂은 일, 어려운 일에는 제가 먼저 앞장서겠습니다.
IBK와 여러분을 지키고, 여러분의 의견을 듣는 것이 저에게 주어진 소명이라 생각합니다. '언로가 차단되었다, 현장의견이 전달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나오면 그 조직은 이미 무너지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소통이 강물처럼 흘러 조직 내에 활력이 넘치도록 하겠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임직원 여러분!
'삼류는 위기에 무너지고 이류는 위기를 극복하고 일류는 위기로 발전한다'고 합니다. 지금까지의 역사를 돌아보면 우리 IBK는 '일류'입니다. 언제나 위기 속에서 발전을 이뤄 왔기 때문입니다.
또다시 위기가 왔습니다. 왜 우리 IBK가 일류인지, 우리 IBK가 위기 앞에서 얼마나 강한지를 보여줄 때가 되었습니다.
저 혼자만의 힘으론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임직원 여러분의 힘이 합쳐지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습니다. 선배는 후배를 감싸 안고 후배는 선배를 믿고 따르며, 우리 모두 손을 잡고 하나가 되어 IBK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갑시다. 어떠한 순간에도 제가 앞장서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