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지현 기자] 5000만원 한도의 예금자 보호를 받지 못하는 저축은행 예금이 3조5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저금리 영향으로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저축은행에 돈이 몰리면서 예금 규모가 커진 탓이다.
29일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전국 저축은행 79곳의 전체 총 수신액은 42조8005억원이다. 그 중 5000만원 넘게 예금한 예금자는 총 4만5000명으로, 이들이 맡긴 금액은 5조7986억원에 달했다.
이들 중 예금자보호 한도인 5000만원을 초과한 예금액은 총 3조5647억원 규모다.
현행 예금자보호법에서는 금융회사가 파산할 경우 원금과 이자를 포함해 5000만원까지만 예금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저축은행 예금도 이 제도를 통해 5000만원까지는 예금이 보호된다.
<자료=예금보험공사> |
저축은행은 지난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예금액 규모가 점차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지난 2014년 9월에는 5000만원 초과 예금액이 2조 7914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시중은행들의 예금금리가 점차 떨어지자,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저축은행으로 예금이 모이기 시작하면서 예금 규모도 함께 증가했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업계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2.08% 수준으로 시중은행보다 1%포인트 가량 더 높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에 5000만원이 넘는 금액을 맡기는 사람도 지난 2014년 9월 2만1000명 수준에서 올해 9월 4만5000명까지 증가한 것.
특히 저축은행 중에서도 자산 1조원 이상인 대형 저축은행과 자산 5000억원~1조원의 중형 저축은행을 위주로 큰 금액을 예금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예보에 따르면 대형 저축은행의 9월 말 기준 5000만원 초과 예금은 2조2000억원으로, 지난 6월 말 1조8000억원과 비교하면 0.4% 증가했다. 중형 저축은행 역시 9월말 기준 5000만원 초과 예금액이 2조원으로 늘면서 지난 6월(1조7000억원)보다 0.3% 늘었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저금리가 워낙 길어지다 보니 금리가 조금이라도 높은 저축은행으로 예금이 몰리면서 5000만원 초과 예금도 함께 늘어난 것"이라며 "더군다나 최근에는 저축은행들의 건전성도 개선되면서 그 추세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