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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재산 찾기 칼 빼든 특검… 고심하는 금감원

기사등록 : 2016-12-30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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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금감원에 최순실 주변 40여명 재산내역 조회 요청
금감원, 금융실명거래법 등 위반 여부 등으로 고심

[뉴스핌=김나래 기자] 특별검찰팀이 국정농단 실세인 최순실 씨의 주변인 40여명의 재산내역 조회를 금융감독원에 요청한 가운데 금감원은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이하 금융실명거래법) 위반인지를 검토하는 하는 등 재산내역 제공 범위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특검 고위관계자는 30일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금감원에 최 씨 등 주변인 40명에 대한 재산조회와 관련한 문서를 금감원에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한정된 시간 안에 가장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조사를 추진해야 한다"며 "일괄적으로 훑어본 뒤 문제점을 파악해 거기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이에 대해 금융실명거래법을 위반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특검의 요구에 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금감원을 통한 재산조회는 현행법상 사망자에 대한 상속인의 재산 조회, 주식 관련 등 불공정거래에 대한 조회, 외국환거래법 위반 재산에 대한 조회가 가능하다.

금감원이 제일 고민하는 부분은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을 포함한 절차의 문제이다.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특검이 영장 없이 청구하기 어렵다. 범죄 혐의를 명확하게 구체화 해서 요청해야 한다"며 "내용에 따라서 영장이 없다면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금융실명거래법 제4조(금융거래의 비밀보장)에 따르면 금융회사 등에 종사하는 자는 명의인(신탁의 경우에는 위탁자 또는 수익자)의 서면상의 요구나 동의를 받지 않고는 그 금융거래의 내용에 대한 정보 또는 자료를 타인에게 제공하거나 누설해서는 안된다. 또 금융회사 등에 종사하는 자에게 거래정보 등을 제공하라고 부탁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다만, 예외로는 사용 목적에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거래정보 등을 제공하거나 그 제공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가능하다. 거래정보를 제공하라는 영장이 발부된 경우, 조세징수할 과세자의 탈법 행위가 명백할 경우, 국정감사 및 조사에 따라 조사위원회 의결에 따라 금감원장이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 등이 있다.

특검팀은 이번 재산 추적과 관련해 특검법 제6조 3항과 4항에 근거해 추진했다고 밝혔다. 특검법에 따르면 특별검사는 정부기관의 수장에게 수사 활동 지원을 요구할 수 있고 기관의 장은 반드시 응해야 한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금융거래법상 영장 없이도 가능한 경우가 있다. 특검법에 예외사유도 준용하도록 돼 있으면 가능하다"고 밝혔다.

현재로서는 영장 없이 가능한 경우는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의결을 받아 금감원이 국조특위에게 자료를 넘겨주는 것은 가능하다. 하지만 국조특위에 따르면 특검이 요청한 사항은 없다고 전했다.

결국 영장없이 재산조회가 가능한 부분은 제한적이다. 금감원은 자료를 검토한 후 합리적 목적에 부합하는지 여부와 금융실명제법 위반 여부, 행정상 절차 등을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금감원이 갖고 있는 계좌추적권은 금융실명제 시행에 따라 감독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목적으로 한정됐다. 이에 금감원 내부에서는 외국환거래법 위반과 관련한 자료들은 확인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사전에 특검과 얘기는 있었다"며 "특검에서 보낸 문서를 확인해 봐야한다. 외국환 거래 자료는 줄 수 있지만 금융회사 자료는 금융실명제법 규제때문에 영장 없이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특검은 금감원 외에 계좌추적권을 갖고 있는 국세청, 금융정보분석원(FIU) 등에도 함께 요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탈세 의혹을 확인하거나 해외 불법의심 거래를 추적하기 위한 용도로 목적이 한정돼 있다. 개인의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문제가 있을 수 있어 법률상 광범위한 조사가 불가능한 것이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금융실명거래법의 목적은 두가지다. 비밀 보장하는 것과 실명거래하는 것인데 법을 집행하는 기관의 경우 실 거래 여부 확인하는 것보다는 비밀 보호하는 쪽으로 경도돼 있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김 교수는 "국가 공권력에 대한 신뢰가 축적이 되지 않아 오남용의 소지가 있어 과도한 규제장치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나래 기자 (ticktock0326@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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