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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선엽 기자] "금리 인상이 채권 수익률을 떨어뜨린다는 교과서적인 의견이 단기적으론 맞을 수 있다. 하지만 경제 상황이 매우 심각해져 부도 위험이 급증하지 않는 한 보험사나 연기금의 채권 수요가 급격히 줄진 않을 것이다."(한승우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팀장)
트럼프 당선 이후 채권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채권형 펀드에서 돈이 빠져나가고 있다. 하지만 오히려 채권의 매력도는 증가했다는 평가가 늘었다.
특히 연 5~7%의 높은 쿠폰을 지급하는데다 위험자산 랠리의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큰 선진국 하이일드 채권이 주목받고 있다. 국내 투자자 입장에서는 달러/원 환율의 상승에 대비할 수 있다는 점도 메리트다.
30일 뉴스핌이 은행 증권 보험 등 국내 13개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진행한 '1월 글로벌 포트폴리오 전략' 설문에서 3곳이 선진국 하이일드 채권에 대해 포트폴리오 내에서 비중을 '확대'할 것을 권고했다. 또 6곳이 '유지'를 제안했다. 4곳은 '축소'를 권고했다.
최근 금리의 급격한 상승으로 채권 자체에 대한 경계감은 여전하다. 하지만 국내 채권과 비교해 볼 때 선진국 하이일드 채권에 대한 평가는 우호적이라고 할 수 있다.
최근 금리 급등이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에 기초하기 때문이다. 바꿔 말해 기업의 부도율이 올라가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회사채 가격은 내년에도 크게 하락할 여지가 적다는 것이다.
박진수 미래에셋대우 글로벌투자전략부 팀장은 "경기 확장 국면 또는 증시 상승 시 하이일드 채권의 금리는 하락하거나 크레딧 스프레드가 축소되는 경향이 있다"며 "트럼프 의 친기업 정책과 기업 감세 등의 영향으로 기업 이익 증가가 예상되며 이는 하이일드 시장에 긍정적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해외채권형 펀드 중에서 글로벌 하이일드 채권의 경우 최근 한 달 간 수익률 (애프앤가이드 12월 27일 기준)이 평균 1.98%로 해외 채권형 중에서 가장 높다. 1년 수익률도 12.54%로 신흥국 채권(6.98%)이나 글로벌 채권(4.43%)을 압도했다.
이는 최근 미국채 금리가 급등했지만 크레딧 스프레드는 오히려 그 이상 줄었기 때문이다. 고금리 쿠폰이 버퍼(충격흡수) 역할을 한데다가 미국산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가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문남중 대신증권 자산배분실 연구위원은 "미국 금리인상 국면에도 불구하고, 견고한 국제유가 흐름이 지속될 경우 하이일드 수익률 나쁘진 않을 전망"이라며 "다만, 수익률 눈높이는 낮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외에도 전문가들은 뱅크론 펀드를 통해 미국 금리인상 흐름에 올라탈 수 있다고 조언했다. 뱅크론은 주로 신용등급이 낮은 BBB- 이하인 기업들에 대한 은행대출을 유동화한 변동금리 담보부 채권이다. 따라서 금리 인상에도 자본 손실 가능성이 없다.
박현식 KEB하나은행 박현식 투자상품서비스부 포트폴리오매니저는 "미국 기업들의 부도율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며, 금리 상승 기대감에 따라 뱅크론에 대한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설문에서 13명의 전문가 중 4명은 한국은행이 내년 한 번 더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봤다. 4명은 동결을 예상했고 1명은 인상을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