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승동 기자] 알리안츠생명이 지난해 4분기에 잠정 중단했던 방카슈랑스(은행에서 보험 판매) 채널을 통한 판매를 새해 재개했다. 같은 중국 안방보험그룹 계열사인 동양생명이 방카슈랑스를 통해 성장하는 것과 똑같은 전략이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알리안츠생명은 올해 방카슈랑스 채널의 수입보험료 목표액을 1000억원으로 설정했다. 규모를 키우는 동시에 자산운용수익률을 끌어올려 이익을 내겠다는 계획이다.
알리안츠생명은 2015년 4분기부터 방카슈랑스 채널을 사실상 가동하지 않았다. 2015년 알리안츠생명의 방카슈랑스 채널의 초회보험료는 1분기 848억원, 2분기 1247억원, 3분기 1751억원으로 늘어나다 12월에 96억원으로 급감했다.
IFRS17 도입과 저금리에 따라 저축성보험 수익성 및 판매 매력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알리안츠생명이 방카슈랑스에 대한 입장을 바꾼 것은 모기업인 안방보험그룹의 입김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동양생명처럼 저축성보험으로 자산을 불린 후 중국 등 해외유가증권으로 투자수익률을 높이는 전략을 사용한다는 거다.
동양생명은 지난 2015년 9월 안방보험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후 지난해 방카슈랑스 채널에서만 2조1000억원이 넘는 초회보험료 실적을 올렸다. 이는 지난 2015년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 1258억원의 16배가 넘는 수치다.
그러나 알리안츠생명이 방카슈랑스 채널 목표를 달성하기가 만만치 않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우선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판매하는 시장금리연동형(공시이율형) 상품을 갖고 있지 않아 신상품을 개발해야 한다. 특히 목표인 1000억원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높은 최저보증이율을 보증하는 등 수익을 보장해야 하는 부담도 있다. 가입자의 수익을 보장하려면 그만큼 큰 자산운용리스크를 져야한다.
이에 보험업계는 알리안츠생명의 방카슈랑스 채널 확대 전략을 이례적으로 보고 있다. IFRS17과 저금리 등으로 인해 대부분의 보험사가 방카슈랑스 채널 비중을 축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3위인 교보생명도 지난해 10월말 기준으로 방카슈랑스 채널 초회보험료 실적이 1317억원에 불과하다. 이외 방카슈랑스 신계약 비중이 높은 곳은 금융지주사 계열 보험사(NH농협생명, KB생명 등)나 보유한 전속설계사 채널이 크지 않은 곳(현대라이프생명 등)뿐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안방보험그룹 계열사로 편입되는 알리안츠생명이 동양생명과 비슷한 전략을 들고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동양생명처럼 높은 이율을 보장하면 목표 달성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자산운용수익률을 무리하게 높이려고 육류담보대출 등에 투자하다 피해를 입은 동양생명처럼 리스크가 커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알리안츠생명 관계자는 "안방보험그룹으로의 인수는 완료됐지만 아직 방카슈랑스 채널의 공식적인 목표는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승동 기자 (k870948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