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신정 이영태 기자] 다음주 귀국 예정인 반기문 전 유엔(UN) 사무총장이 보여줄 정치적 행보와 거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반 전 총장은 10년간의 유엔사무총장 임기를 마치고 오는 12일 경 귀국해 본격적인 대선주자 행보 대열에 가세할 예정이다. 이런 움직임에 맞춰 반기문 지지세력들도 곳곳에서 응집해 반 전 총장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올해 앞당겨질 수 있는 대선 일정으로 정치권 새판 짜기에는 시간이 부족한 반 전 총장은 대권 시나리오 카드로 '아이젠하워 모델'을 꺼내들 공산이 크다.
미국의 '전쟁 영웅' 드와이트 아이젠하워는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끈 인물로, 1952년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과 민주당 양측에서 러브콜을 받았다. 하지만 줄곧 중립지대에 머무르다 선거 막판에 공화당 경선에 뛰어들어 대권을 거머쥐었다. 반 총장도 줄곧 '중립'을 고수하다 막판에 기존 정당의 조직을 끌어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아이젠하워 당선은 자발적인 곳곳의 추대 시민모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에 따라 반 전 총장은 지지세력의 힘을 빌어 가급적 정당색을 버리고 마지막까지 중립을 지키다 대선 직전 '중도·보수 대통합'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반기문 전 총장 지지모임 '반사모' 발기인대회 <사진=반사모> |
이에 맞춰 반 전 총장을 지지하는 세력들도 일찌감치 정당색 감추기에 들어갔다. 최근 '반기문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반사모)'는 회원들에게 특정 정당이나 인물에 대한 극단적이고 비판적인 말과 글을 삼가할 것을 당부했고, 특정이념에 대한 극단적 성향을 보이지 말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전국 청·장년 모임인 포럼 '반하다3040'도 반 전 총장의 각종 팬클럽 관련 출범식과 행사시 새누리당 국회의원 초청을 자제하자는 성명을 냈다. 손인석 '반하다3040' 공동대표는 회원들에게 "기존 새누리당 정치인들을 팬클럽 관련행사에 초청해 서포터즈의 의미를 퇴색시키지 않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반하다3040'는 지난달 21일 서울 강남에서 발기인대회를 가졌으나 기존 극 보수단체의 느낌을 탈피하고자 지난 4일 여의도에 사무국을 설치하기도 했다.
앞서 또 다른 반 전 총장의 팬클럽인 '반딧불이'는 반 전 총장의 대선 출마 시사 발언을 비난한 안희정 충남도지사를 반격해 따가운 시선을 받기도 했다.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아이젠하워 모델은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추구한 모델이기도 해 세간의 관심을 받은 바있다. 하지만 당시 안 전 대표는 기존 높은 정당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
이런 탓에 아이젠하워 모델이 제 3의 대선주자에겐 능사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자칫 기회주의적으로 보일 수 있고 셈법에 치우치다 보면 막판까지 정작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기존 과거 정책 모델을 이용한다는 것은 본인의 생각없이 무능을 스스로 드러내는 꼴과 다를 바 없다"며 "이 시대 요구되는 리더는 진정 시대흐름을 알고 이에 걸맞는 정책구상을 내놓는 인물이 돼야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신정 이영태 기자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