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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부·방통위, 2017년 중점과제 '재탕 일색'...왜?

기사등록 : 2017-01-06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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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중점과제와 유사...신규 사업도 소수
미래부, 정권 교체 이후 존속 여부 불투명
방통위, 위원장 포함 위원 전원 임기 만료
정책 개선에 초첨...중장기 비전 부재 우려

[뉴스핌=정광연‧심지혜 기자]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양희, 이하 미래부)와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성준, 이하 방통위)가 지난해와 비슷한 올해 중점과제를 발표했다. 기존 정책들의 강화 및 개선 필요성을 이유로 내세웠지만, 탄핵정국에 따른 기관별 부담감과 주요 인사들의 임기마감에 다른 중장기 전략 부재 때문으로 풀이된다.

◆ 표현만 바뀐 중점과제, 정책 강화 및 개선에 초점

6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보고된 미래부 2017년 중점과제는 ▲스타트업 생태계 공고화로 창조경제 성과 확산 ▲현중중심 정책추진으로 과학기술·ICT 역량 강화 ▲융합과 혁신으로 신산업‧신서비스 창출 ▲지능정보화로 제4차 산업혁명 선제적 대응 등 4개다.

이는 2016년 중점과제인 ▲창조경제 생태계 완성으로 스타트업 7대 강국 진입 ▲핵심 원천기술 확보 및 미래성장동력 창출 ▲ICT 성과창출 및 신산업 경쟁력 조기 확보 ▲과학기술·ICT 글로벌 확산 등 4대 전략과 큰 차이가 없다.

특히 지난해에는 문체부·산업부·복지부·방통위·금융위·중기청 등과 합동으로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통한 성장동력 확충’을 핵심과제로 내세웠지만 올해는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문체부·농식품부·해수부·방통위 등과 협력하는 수준이다.

사실상 지난해 중점과제를 연장시킨 수준으로, 신규 사업은 ‘생애 첫 연구비’ 등 연구개발(R&D) 분야에 소수 추가됐다.

방통위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지난해 ‘국민에게 행복을 주고 신뢰 받는 방송통신 실현’을 비전으로 내세운 방통위는 올해 ‘국민에게 신뢰받는 방송통신 강국 실현’으로 표현만 일부 바꿨다. 4대 정책목표 역시 문구는 다르지만 세부 주요 업무 내용은 달라진 것이 거의 없다. 지난해 총 14가지 주요 업무 중 대부분이 올해 주요 업무로 제시됐다.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은 지난 5일 미래부 업무보고 사전 브리핑에서 과학기술‧ICT 혁신으로 지능정보사회 선도를 목표로 4대 전략과 16대 중점과제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사진=정광연 기자>

일례로 방송 공적책임 및 품격제고, 취약계층의 방송 접근성 제고, 미디어 다양성 제고 신규 방송서비스 시장안착 지원, 미디어 환경 변화에 대응한 방송통신정책 마련, 통신 부문 역시 공정경쟁 시장질서 확립, 이용자 보호 강화, 개인정보 활용 및 위치정보 산업 활성화는 등은 여전하다.

◆존속 위기, 임기 만료에 따른 중장기 전략 부재

업계 전문가들은 미래부와 방통위의 이런 재탕 중점과제가 양 기관의 불안한 입지와 주요 인사들의 임기 마감에 따른 중장기 전략 부재가 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다.

우선 박근혜 정부가 새롭게 수립한 미래부는 존속여부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태다. 창조경제 주무부처로 과학기술과 ICT를 총괄하고 있지만 야당을 중심으로 과학기술과 ICT를 분리해야 한다며 미래부의 해체를 요구하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선택과 집중을 위해서는 정보통신부와 과학기술부의 분리 수립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창조경제 역시 박근혜 정권 균열과 맞물리며 빠르게 힘을 잃고 있다. 미래부가 가시적 성과를 거둔 혁신센터를 앞세워 창조경제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부정적인 여론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다. 창조경제 사업의 일부가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점이 결정타였다는 분석이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이에 대해 “올해는 그동안의 지난 성과를 바탕으로 기존 중점과제를 강화하고 개선하는 데 맞췄다”고 설명하며 “정권 교체와 상관없이 혁신을 선도하는 주무부처의 존재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미래부의 불안한 거취에 대한 안타까움이 반영된 발언이라는 분석이다.

방통위 역시 탄핵정국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최성준 위원장을 비롯한 모든 위원들의 임기가 상반기 내 만료돼 새로운 업무계획을 수립하기 어렵지 않았느냐는 관측이다.

최성준 방통위원장이 지난 5일, 올해 업무보고와 관련해 사전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심지혜 기자>

각 위원들의 임기 만료 시기는 김재홍 부위원장과 이기주, 김석진 상임위원 3월 26일로 가장 빠르며 최 위원장이 4월 7일, 가장 늦게 임명된 고삼석 위원은 6월 8일이다.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에서 차기 위원들의 임명 여부는 불확실하다.

위원장과 상임위원 1명은 대통령이, 나머지 3명은 여당과 야당에서 각각 1명, 2명씩 추천한다. 최종 임명권자는 대통령이다. 위원장은 연임이 가능하지만 이에 대한 결정 역시 대통령의 몫이다.

대통령 탄핵안 가결로 대통령 권한이 총리에게로 이임 됐지만 총리가 업무 대행 이외에 인사권까지 행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회 또한 향후 정권의 향방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새 상임위원을 추천하는 것은 쉽지 않다. 

방통위가 의사를 결정하려면 의사 정족수 3명 이상이 돼야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위원들의 임기가 종료될 경우 방통위의 업무 공백은 사실상 불가피하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대비해 방통위 설치법을 개정, 비상시 임기를 연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최 위원장은 “방통위 업무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하루라도 업무 공백이 생겨서는 안된다”며 “설사 공백 기간이 생기더라도 중요 업무 처리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임기 종료 전에 중요 업무를 챙겨 어느 정도 정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광연 기자(peterbreak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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