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기락 기자]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과 최 씨에 대한 자금 지원 의혹 등을 밝히기 위해 삼성그룹 최지성 부회장(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 미전실 사장을 소환, 조사하고 있다.
특검은 9일 오전 10시 최 부회장과 장 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서울 대치동 특검 사무실로 불러 조사 중이다. 삼성 수뇌부에 대한 특검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장 사장은 이날 9시36분께 특검 사무실에 도착, “(삼성이) 여전히 피해자라고 생각하나”, “대통령 독대 끝나고 (최 씨에 대해) 지원이 집중된 이유가 뭐냐”는 등의 기자들 질문에 일체 말하지 않고 조사실로 향했다. 또 9시 52분에 도착한 최 부회장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특검은 미전실이 삼성그룹의 콘트롤타워로 불리는 만큼, 2015년 7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작업과 최 씨에 대한 지원에 대가성 유무를 들여다볼 계획이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혐의를 받아온 핵심 인물들도 잇달아 구속 기소되고 있다.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수석은 “모두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시인했다. 안 전 수석은 김진수 보건복지비서관에게 국민연금공단에 합병을 찬성하라고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특검은 김 비서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 중, 피의자로 8일 입건했다. 특검 관계자는 “삼성 등 기업의 뇌물공여, 금품공여 의혹과 관련해 김 비서관을 피의자로 입건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최 부회장과 장 사장의 신분도 조사 과정에서 피의자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
앞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의 핵심 인물 중 한명인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특검 출범 후 첫 구속됐다. 삼성 혐의에 의혹을 받아온 이들이 속속 사법처리되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소환이 점쳐지고 있다.
특히, 특검은 합병과 관련해선 혐의 윤곽을 파악한 만큼, 삼성-최씨-박근혜 대통령의 연결고리와 대가성 등을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들은 연결고리와 대가성을 부인하고 있다.
삼성은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기업 중 가장 많은 204억원을 출연했다. 또 삼성은 최씨의 딸 정유라씨의 승마 훈련을 위해 최씨의 페이퍼컴퍼니인 독일코레스포츠에 35억원(280만유로),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가 운영하는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원 등을 지원한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 사무실 주변에서 만난 삼성 미전실 한 임원은 “(청와대에서 돈을) 달라고 해서 줬을 뿐 뇌물이 아니다. (승마 훈련비 등) 뇌물에 무슨 세금계산서 등을 발급하겠냐”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