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신정 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귀국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선주자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반 전 총장은 오는 12일 오후 아시아나항공편을 타고 입국한다. 귀국 후 인천공항에서 약식 기자회견을 통해 대국민 메시지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반 전 총장의 본격적인 대선 행보가 시작된 셈이다.
반 전 총장은 귀국 직후 다음날인 13일엔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참배할 계획이다. 이후 그의 고향인 충북 음성과 모친이 거주하는 충주를 방문해 지인들과 인사를 나눈뒤, 부친의 선영을 참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광주 국립 5·18 민주 묘지와 세월호 사건이 있었던 전남 진도 팽목항을 찾아 시민들과 스킨십도 늘려나갈 예정이다.
반 전 총장은 이런 행보를 시작으로 당분간 기존 정치권과 거리를 둔 채 활동하다 충청권 의원 주축으로 세력이 형성되면 본격적인 '중도·보수 대통합' 정당색 만들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충북지역 경대수 의원, 박덕흠 의원, 이종배 등이 이미 지난해 연말 미국을 방문해 반 전 총장을 만났고, 새누리당 소속 다른 충청권 의원들도 대다수 반 총장과 함께 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나경원 의원도 공개석상에서 '반기문계'를 선언하면서 충청권 의원들과 동반 탈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좌)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우) |
반 전 총장측은 이미 서울 마포에 사무실을 꾸려 대선캠프 준비에 들어갔다. 최근 대변인으로 이도운 전 서울신문 부국장을 내정한 바 있다. 또 김 숙 유엔 전 대사와 김봉현 전 호주대사 등이 캠프 준비에 일찌감치 합류했다.
이에 맞춰 반 전 총장을 지지하는 세력들도 곳곳에서 응집하며 반 전 총장의 귀국과 동시에 진행될 본격적인 대선 행보만을 기다리고 있다.
새누리당도 전날 비대위원들을 새롭게 선출하며 대선주자 행보에 본격 가세했다. 새누리당은 내부적으로 친박계를 떼어내는 인적쇄신 절차를 밟은 후 본격적으로 대선주자를 선발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질세라 야당 대선주자로 나선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선 레이스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문 전 대표는 귀국 전부터 반 전 총장이 대통령이 된다면 그것은 정권교체가 아니라며 날을 세우기도 했다.
문 전 대표는 지난 5일 청와대와 검찰, 국가정보원 등 권력기관 개혁방안을 내놨고, 이날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주최하는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3차 포럼'에서 사실상 경제분야 대선 공약을 발표했다. '준비된 후보' 이미지를 보여주면서 야권내 대세론을 굳히는 양상이다.
구체적으로 10대 대기업, 특히 4대 대기업에 대한 개혁방안을 제시했다. 4대 대기업에 노동자 추천이사제를 우선 도입하고 이를 10대 대기업으로 확대적용하겠다고 했다. 또 중대한 경제범죄에 대해 법정형을 높여 집행유예 가능성을 차단하고 대통령 사면권을 제한하기로 했다. 대기업이 제2금융권에서 손을 떼도록 하고 금융계열사의 다른 계열사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는 내용도 담았다.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 주말 지지세력이 약한 경주와 구미 지역 등을 돌며 민심 잡기에도 나섰다. 지난 1일 광주에서 새해를 맞았고, 4∼5일 경남 창원·부산을 거쳤다. 오는 11~12일엔 충청도를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후발 대선주자인 박원순 서울 시장과 안희정 충남도지사도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하며 대선 행보 채비에 나섰다. 박 시장은 이날 참여정부의 한계를 뛰어넘는 차기 정부가 돼야 한다며 문 전 대표의 참여정부 '때리기'에 나서기도 했다.
한편, 민주당은 오는 설연휴 전까지 대선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기로 하면서, 당내 대선 주자들간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김신정 기자 (a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