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심지혜 기자] LG유플러스에 이어 SK텔레콤에서도 해지한 이동전화 번호 재사용이 어려워진다.
10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이날부터 번호변경 업무처리일을 포함한 29일 이내에 타인은 물론 본인 기존번호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약관을 변경한다.
당초 이동통신 서비스를 해지했거나 번호를 바꿨어도 29일(번호변경 업무처리일 포함) 이내라면 당사자는 기존 번호를 재사용 할 수 있었다. ‘에이징' 제도로 이 기간 동안에는 다른 사람이 해당 번호를 사용 할 수 없도록 막아놨기 때문이다.
종로에 위치한 이동통신 대리점 앞에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김학선 사진기자> |
그러나 일부 유통점에서는 이를 악용해 불편법 영업을 자행했다. 일례로 고객들에게 ‘더 많은 지원금을 주겠다’는 것을 미끼 삼아 기기변경이 아닌 신규가입%0금을 주겠다’는 것을 미끼 삼아 기기변경이 아닌 신규가입을 시킨 뒤 새 번호를 일정기간 유지하게 하고 기존 번호와 새로 받은 번호를 명의변경 하는 것이다. 고객은 단말기 지원금을, 유통점은 장려금을 더 받아 서로가 이익을 챙길 수 있었던 셈이다.
이는 이통사에게 필요 이상의 비용 부담과 실제 이용하지 않는 번호를 하나 더 개통시킴으로써 번호자원의 비효율성을 높였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 이후 가입 유형에 따른 지원금 차이 뿐만 아니라 판매 장려금 차이마저 좁혀지면서 이같은 영업 행위가 줄었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자행되고 있어 정책 변경을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이 보유하고 있는 010 번호가 대부분 소진됨에 따라 번호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할 필요성도 절실해 졌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변재일(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서 발표한 사업자별 010 번호 사용률을 보면 SK텔레콤이 93.2%로 가장 높다. 다음으로 KT 71.5%, LG유플러스는 64.4%다.
따라서 앞으로는 이용자끼리의 맞번호 변경, 단순 변심에 따른 번호 복구 등은 불가능하다. 해지한 번호를 재사용 하기 위해서는 최소 29일을 기다려야 한다. 단, 10일 이전 가입한 경우에는 맞번호 변경이 가능하다.
휴대폰 리콜 등의 예외사항을 제외한 번호 원상복구는 번호변경 업무처리 당일에만 가능하다.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과 같은 정책을 이미 시행하고 있으며 KT만 불편법 영업 비중이 크지 않다고 판단, 번호 재사용을 허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는 "에이징은 번호 해지 후 개인정보를 이관하는 등 소비자 편의를 위해 이통사들이 제공하는 제도임에도 일부 악용되는 사례가 계속돼 SK텔레콤도 동참하는 것"이라며 "특히 전화번호는 공공자원이기 때문에 소수를 위해 잘못 이용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정부의 시장 안정화 정책 기조에 맞춰 기존번호 재사용 조건을 변경한 것"이라며 "단통법으로 불편법 영업 행위가 줄어들기는 했으나 회사 차원에서 보다 실질적인 정책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심지혜 기자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