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겨레 기자] 중견 가전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사물인터넷(IoT) 기능 도입을 주저했던 쿠쿠전자가 올해 스마트홈 시장에 뛰어든다. '4차 산업 혁명' 물결에 대기업 뿐만 아니라 중견업체 제품에도 IoT 기능은 필수가 되는 분위기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쿠쿠전자는 스마트폰과 연결해 원격 제어가 가능한 전기압력밥솥을 출시할 예정이다. 연매출 5000억원 이상의 중견 가전업체 가운데서는 마지막 주자다.
프리미엄 IH 전기압력밥솥 <사진=쿠쿠전자> |
대유위니아와 동부대우전자, 동양매직 등은 지난해 이미 스마트폰과 연결해 제어하는 밥솥과 에어컨, 세탁기 등을 출시했다. 밥솥 시장 2위업체이자 연매출 2500억원 수준의 쿠첸도 지난해 상반기 스마트 밥솥을 내놨다. 대유위니아와 동부대우전자, 동양매직은 SK텔레콤과, 쿠첸은 LG유플러스와 함께 개발했다.
쿠쿠전자가 선뜻 IoT 시장에 뛰어들지 않았던 이유는 스마트 기능이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해서다.
쿠쿠전자는 주력으로 생산하는 전기압력밥솥의 핵심 기술을 '밥맛'에 집중해왔다. IH(Induction Hearting, 전자기 유도 가열)기술이나 최근 쿠첸과 법적공방을 벌이던 '분리형 커버' 기술 등은 모두 쌀을 가열하는 방식에 관한 것이다.
이처럼 쿠쿠전자는 밥맛에만 집중해 성과를 냈다. 60~70만원대의 비싼 가격에도 국내 밥솥 시장점유율은 70% 달하고, 중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아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샤오미가 10만원대의 파격적인 가격으로 스마트 밥솥을 내놨지만 쿠쿠 밥솥은 타격을 입지 않았다. 쿠쿠전자의 중국 매출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각각 60%, 18%, 69%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지난해에는 중국 직접구매(직구)도 전년보다 9배 늘었다.
하지만 IoT 가전 시장이 미래 성장 산업으로 주목받으면서 쿠쿠전자도 적극 개발에 나섰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조 8000억원 규모였던 사물인터넷 시장은 오는 2019년에는 10조 6000억원 규모까지 커질 전망이다. 집 전체를 스마트 기능으로 제어하는 스마트 홈 시장은 그 규모가 더 크다. 한국스마트홈협회의에 따르면 지난해 8조 5677억원 규모였던 스마트홈시장은 2019년에는 21조 17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 역시 IoT 산업을 적극 육성하기 위해 올해부터 연구개발(R&D) 세액공제 대상에 IoT를 추가하기로 했다.
쿠쿠전자 관계자는 "IoT 제품을 출시하지는 않았지만 관련 연구는 꾸준히 해왔다"며 "올해 다른 밥솥과는 차별화된 스마트밥솥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겨레 기자 (re970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