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에라 기자] 지난해 중국 시장에 첫발을 디딘 삼성물산 패션 SPA브랜드 '에잇세컨즈(8Seconds)'가 한한령(한류 콘텐츠에 대한 중국 정부의 제재)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 결정에 따른 한국 업체에 대한 보복조치가 의류업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11일 삼성물산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30일 중국 상하이에 문을 연 에잇세컨즈 '플래그십 스토어'는 개장 3일만에 매출이 7억원을 올린데 이어 두달간 60억원을 달성했다.
지난달 매출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앞선 두달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에잇세컨즈는 전망하고 있다.
'이서현 브랜드'로 통하는 '에잇세컨즈'는 글로벌 SPA브랜드를 표방하며 2012년 공식 런칭했다. 브랜드명에 들어간 숫자 8은 '8초안에 고객을 만족시킨다'라는 의미가 담겼다. 에잇세컨즈는 2013년 12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뒤, 2014년과 2015년 각각 1300억원, 1500억원으로 성장세를 유지했다. 올해 매출 목표는 1700억원 수준이다.
지난 7일 오픈 100일을 맞은 상하이 매장은 에잇세컨즈가 중국 시장 첫번째로 진출한 곳으로, 매장 규모만 약 1100평에 달한다. 하루 유동인구가 100만명이나 되는 중국 상하이 쇼핑과 먹거리 중심지 중 한 곳인 화이화이루에 자리잡고 있다.
빅뱅 지드래곤과 협엽한 에잇세컨즈 <사진=에잇세컨즈> |
중국 시장에서의 흥행은 셀렙 마케팅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한·중 동시 모델인 빅뱅의 지드래곤(GD)과 협업한 'GD콜라보레이션' 제품 등은 매출 40억원을 돌파하며 에잇세컨즈의 중국시장 안착을 견인하고 있다.
다만 11월 중순경 중국 매체가 한한령을 보도하기 시작하는 등 최근 한국 업체에 대한 직접적인 제재가 시작됐고, 에잇세컨즈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드 배치 결정 이후 국내 연예인들의 중국 팬미팅이 취소되는데 이어 최근에는 일부 한국산 화장품의 수입을 불허했기 때문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한한령에 따른) 에잇세컨즈에 대한 직접적인 리스크가 있다고 판단한기 어렵고 실제로 피해가 확인된 것도 아니다"라며 "향후 상황을 확신할 수는 없지만,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 전문가들도 사드 이슈에 따른 영향력이 크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중국 시장 진출이 초기인 만큼 차별화나 채널 강화를 통한 브랜드 정착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펀드매니저는 "에잇세컨즈가 SPA 후발주자로서 중국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상품을 통해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증권사 애널리스트도 "중국 의류업황도 좋지 않고, 정치적 이슈까지 있는 상황이긴 하지만 신생 업체에 큰 타격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라면서도 "무조건적인 확장보다는 브랜드와 채널 강화를 통해 이름을 알리는 것이 먼저"라고 언급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