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연초부터 국경세로 국내외 제조업체들에 대한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달러화 강세를 부추겨 신흥국 시름이 더 깊어지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 <사진=AP> |
트럼프 당선인은 앞서 제너럴모터스(GM)와 토요타 등 멕시코에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국내외 기업에게 국경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데 이어 이날 가진 첫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기존 입장을 재차 언급했다.
그가 언급한 국경세가 시행되려면 의회의 법안 개정작업이 있어야 하며 세계무역기구 규정에 가로막힐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국경세가 시행된다면 달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며 특히 신흥 시장에 타격이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11일 자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미국의 무역 수지를 개선하겠다고 관세를 높이거나 국경세를 부과하면 달러는 급격히 절상되고 전 세계 금융 여건은 빠르게 경색될 것이란 설명이다.
모간스탠리의 전략가들은 “외환시장이 미국 국경세 부과 조정이 최종 재정 정책에 포함될 가능성에 대해 지나치게 마음을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기자회견 뒤 미 국채 수요가 늘면서 달러 가치가 하락하긴 했지만, 10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보여주는 블룸버그 달러화지수는 여전히 작년 대선 이후 4.9% 높은 수준에 머무른 상태.
국경세를 부과하면 미국 수출업체는 혜택을 입겠지만 수입 관련 업체들은 피해를 입게 돼 결과적으로 전체적인 무역수지는 큰 변화를 보이지 않게 된다. 하지만 외환시장을 통한 여파는 다르다. 모간스탠리는 이론상으로 국경세가 20% 부과됐을 때 한꺼번에 달러가 25% 절상되는 것 보다는 적은 폭의 달러 가치 상승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토드 카스타그노 전략가는 달러화 가치가 10~15%정도 오를 것으로 점쳤고, TD증권 마크 맥코믹은 10% 정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경우 이미 유동성 여건 악화와 달러 강세 여파로 신음하고 있는 신흥국에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
노르디아 마키츠의 마틴 엔룬드 수석 외환전략가는 “환율 조정이 이론만큼 쉽지 않다”며 '그레이 스완(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한 악재이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없어 위험요인이 계속 존재하는 상태)'은 어디에나 널려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로 인한 환시 역학이 독특하긴 하지만 환율은 자본 흐름이나 금리, 연방준비제도 정책, 글로벌 무역 정책 등 여러 요인에 의해 움직인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