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에라 기자] "金계란이 제일 무섭다."
서울 광진구 자양동에 사는 50대 주부 윤주현씨는 설을 앞두고 마트에서 장을 보는게 겁난다고 토로했다. 차례상에 올리는 전이나 떡국, 동그랑땡에 모두 계란이 들어가는데, 작년보다 두배나 가격이 뛰면서 부담이 커지고 있어서다.
윤씨는 설이 가까워지면 계란값이 더 뛸수도 있다는 생각에 계란을 미리 사둘까도 고민 중이다.
설 명절을 보름 앞두고 차례상을 준비하는 주부들이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계란이나 고기, 떡, 채소 등 차례상에 올라가는 품목들이 작년보다 크게 뛰었기 때문이다.
14일 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4인 가족이 차례상을 차린다고 가정하고 29개 품목을 조사한 결과 총 비용이 약 20만6020원으로 전년 대비 5.2% 상승했다.
이는 서울을 포함한 전국 6대 도시 전통시장의 평균 가격이다.
29개 품목 중 가격이 오른 것은 50%가 넘는 17개나 됐다. 계란, 소고기, 숙주나물, 밤, 조기, 한과, 무, 북어포, 가래떡 등이 올랐다.
우선 설 차례상에 오르는 전이나 떡국, 동그랑땡, 산적 등에 필요한 계란값이 가장 많이 뛰었다. 계란(특란)으로 1판 가격은 평균 9870원으로 전년(4730원) 대비 108.7%나 폭등했다.
소고기탕에 올라가는 국거리용 양지(2등급)는 400g에 평균 1만6680원으로 10.2% 이상 올랐다. 산적용 소고기(2등급) 역시 600g에 2만2750원으로 5.3% 상승했다. 수육용 돼지고기(1등급)도 1kg 평균 1만7420원으로 8% 이상 올랐다.
소고기탕에 들어가는 무값도 폭등했다. 무값은 1개에 평균 1990원으로 40.1% 뛰었다. 사과(부사) 가격이나 견과류인 밤 값도 각각 저년대비 평균 2%, 6%대 올랐다.
이번 비용은 4인 가족 기준이기 때문에 실제 차례상을 차릴 때는 이보다 훨씬 비용 부담이 커지는 셈이다.
차례상을 준비하는 주부들도 형식보다는 실속을 챙기겠다는 계획을 세우기도 한다.
용산에 거주하는 60대 주부 김현주씨는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는 것이 형식보다는 내용이 더 중요한 것 아니겠느냐"며 "가짓수를 줄이거나 약식으로 차려 비용을 좀 아끼는 것도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특히 매년 차례상에 올리던 문어값이 올해 많이 뛰었다"며 "이번에는 문어를 뺀 차례상을 올릴려고 한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