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허정인 기자]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로 낮춰 잡았다.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소비심리 둔화, 소득여건 개선 미흡 등으로 민간소비가 둔화될 것으로 봤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1월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13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10월 전망 이후 대외여건이 급속히 바뀌었고,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우려, 소비심리 위축 등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한은은 전년도 1월에 2017년 성장률 전망치를 3.2%로 제시했다. 그러나 4월에 3.0%으로, 7월에 2.9%로, 10월에 2.8%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이어 이날에 또 한 번 2.5%로 내려 1년 사이 성장률 전망치를 총 0.7%포인트나 내리게 됐다.
그만큼 올해 경제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2008년 12월에 발표한 2009년 성장률 전망치(2.0%) 이후 최저 수준이다. 한은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 아래로 제시한 것은 2009년(2.0%), 2013년(2.8%), 2017년(2.5%) 총 세 차례에 불과하다.
이 총재는 “이번 전망치를 조정할 때 민간소비 조정 폭이 가장 컸다”면서 “코리아페스타와 같은 정부정책으로 소비지표가 약간의 호조를 보이긴 했지만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기업 구조조정 등으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잠재성장률의 하향조정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 총재는 “최근 몇 년간 성장률이 2%대를 유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잠재성장률 수준이 바뀌었을 것”이라며 “조사국에서 새로 추정 중에 있고 연구결과가 마무리되면 발표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잠재성장률이란 우리 경제가 인플레이션 등 부작용을 초래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적성장률을 뜻한다. 한은은 2015~2018년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을 3.0~3.2% 수준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해선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예상과 달리 경기가 더욱 나빠지면 성장률이 2.5%에 못 미칠 수도 있고 체감물가는 계속해서 상승하는 상황이라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이 총재는 “물가가 지난해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고는 있지만 물가안정목표인 2%를 넘기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고, 하반기로 갈수록 성장속도도 좋아질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는 없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