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레이놀즈를 인수 합병하면 세계최대 담배회사로 발돋움하는 브리티시 아메리칸 토바코(BAT)가 신용등급 2단계 하락이라는 시련에 봉착했다. 인수대금을 부채로 조달함에 따라 증대하는 재무부담 탓이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신용평가회사 무디스(Moody's)는 미국담배제조업체 레이놀즈 아메리카(Reynolds American)를 494억달러에 인수하면서 부담하는 부채를 우려하면서 BAT의 신용등급을 2단계 하향조정했다.
BAT의 럭키스트라이크<사진=블룸버그> |
새 등급은 'Baa2 안정적'으로 기존등급 A3에서 2단계 낮아졌고, 정크등급(Ba)보다는 2단계 높은 수준이다.
무디스의 이번 등급 하향조정은 지난 10월 무디스와와 피치(Fitch Ratings)가 레이놀즈 인수가 신용등급 하락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한 이후 처음 취해진 조치다.
앞서 BAT는 지난10월 BAT는 미보유 지분57.8%를 470억달러에 매입하겠다고 레이놀즈에 제안했다.
하지만 이날 해당 지분(57.8%)을 494억달러(약57조8천억원)에 인수하기로 두 회사가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프리미엄 20%가 추가된 것으로 지분 100%로 환산하면 850억달러 이상이다.
이에 대해 무디스는 BAT이 인수자금을 부채로 조달하는 것에 우려를 표명했다.
무디스 부사장 겸 선임 애널리스트 어네스토 비사뇨(Ernesto Bisagno)는 "Baa2로 BAT 등급을 강등한 것은 레이놀즈 인수로 인한 자금부담을 반영한 것으로 지난해말 기준 부채비율이 3.1배에서 올해 말 4.6배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양사의 주주총회와 규제심사를 통과하면 BAT는 레이놀즈 지분을 100% 보유하는 세계 최대 담배회사로 십수 년 만에 미국 시장에 복귀하게 된다. 2015년기준 BAT와 레이놀즈 매출은 각각 158억달러와 107억달러였다.
현재 레이놀즈 지분 42.2%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시장에서 철수하면 미국 자회사 브라운 앤드 윌리엄슨(Brown & Williamson)의 지분 전량과 교환한 것이다.
이날 BAT와 레이놀즈의 주가는 각각 0.55%와 3.25% 상승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