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우수연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신규 수익원 창출에 고심한 가운데 올해 역시 중점사업은 고전적인 '리테일 고객 자산관리(WM)'가 될 전망이다.
19일 뉴스핌은 국내 주요 14개 증권사 CEO를 대상으로 '2017년 경영 전략' 설문을 진행한 결과, 올해 중점 사업을 묻는 질문(중복 응답 가능)에 대부분 CEO들이 ELS나 펀드 등 '리테일 상품 판매(28%)'를 택했다. 이는 대형사나 중소형사 모두 공통됐다. 대다수 증권사가 자산관리(WM) 서비스를 기본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했다. 다만 리테일 비즈니스 중에서도 브로커리지를 선택한 답변은 5%에 그쳤다.
◆ "리테일 시장, 브로커리지 지고 자산관리(WM) 뜬다"
대형사인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부터 중형급인 대신증권, 유안타증권, 유진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등 다수의 증권사들이 올해도 리테일 상품 판매를 비롯한 자산관리(WM)를 중점 사업으로 언급했다.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은 "전통적인 브로커리지 비즈니스는 개인 거래비중 축소, 온라인 저가수수료 경쟁에 따라 이미 레드오션으로 진입했다"며 "브로커리지는 시황에 따른 수익 변동의 불안정성으로 인해 더 이상 증권사 핵심 전략이 아니다"고 말했다.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대표도 "리테일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는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지만 증권업 비즈니스의 근간은 자산관리(WM)"라며 "고객들의 성공적인 투자는 한국 자본시장과 가계 소득증대에 기여할 수 있다. 투자 활성화를 통한 고객의 전 생애에 걸친 자산관리를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난해부터 부각되기 시작했던 IB 부문과 연계한 WM 상품소싱은 올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대형사인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등에서 먼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IB부문에서 개발한 우량 상품을 WM고객에게 판매하는 인하우스 상품공급도 확대해 WM 상품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최 대표도 "브로커리지와 금융상품판매 중심의 리테일 비즈니스가 '자산관리+IB+PI'가 결합된 복합 비즈니스로 변화하고 있다"며 "기존에 기관투자자들만 접근 가능했던 IB융합 상품 및 외화자산, 금리형 예금 대안상품, VIP 전용 사모 상품까지 다양한 금융상품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 하나금융투자 영업부에서 고객이 금융관련 상담을 받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 은행지주 계열·독립계 중소형 증권사, 차별화 전략은?
은행지주 계열 증권사들은 복합점포 등을 활용해 은행과의 연계를 더욱 강화해나간다는 전략이다. 해당 증권사들은 은행의 강력한 판매채널을 통해 고객과의 접점을 더욱 넓혀간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앞서 올초 KB증권은 통합과 함께 WM부문을 강화하는 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IPS 본부(Investment Product & Service)를 신설하고, 본부 아래 WM리서치부, 포트폴리오 관리부, 상품기획부, 투자솔루션부, 랩운용부 등 5개 부서를 설치했다. KB국민은행도 같은 명칭의 IPS본부를 신설하고 증권 IPS본부와의 협업을 이뤄가고 있다. 은행과 증권 WM 인력을 한 건물에 배치시켜 물리적인 거리감도 줄였다.
윤경은 KB증권 사장은 "계열사간 협업을 통해 공동으로 차별화된 상품을 개발하고, 전국 25개 은행·증권 복합점포를 더욱 확대해 교차판매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신설된 IPS 본부를 통해 자산배분과 포트폴리오 등 중장기 투자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하나금융지주 계열사인 하나금융투자도 WM전략에서 '그룹 시너지 강화'를 강조한 지 오래다. 이진국 하나금융투자 사장은 "복합점포 개설 확대 등 은행과의 네트워크 강화를 통해 증권 고객을 뛰어 넘어 그룹고객을 대상으로 우수상품을 발굴하고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업계 최상위권의 리서치센터를 바탕으로 시장을 철저하게 분석해 올해는 자산관리 대표상품을 발굴하고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유럽 등 해외주식 거래가 가능한 국가 수도 늘려 글로벌 매매 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한편, 독립계 중소형사들은 핀테크와 결합한 새로운 개념의 자산관리 상품으로 경쟁에서 살아남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키움증권은 자체 개발한 '로보어드바이저'를 펀드나 랩(WRAP)에 적용해 고객들에게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상품을 적극적으로 서비스할 계획이다. 유안타증권도 인공지능이 펀드를 분석하고 매매타이밍을 제시하는 '펀드레이더' 서비스를 이달 중순부터 예정이다.
서명석 유안타증권 사장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펀드 분석과 매매타이밍을 제시하는 펀드레이더 시스템을 런칭하고, 캄보디아(미달러)정기예금신탁, US핀테크 펀드 같은 신상품 개발에 주력해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