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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대 본격 개막..숨가쁜 월가

기사등록 : 2017-01-24 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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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더들 동분서주
트럼프 의중 해석에 골머리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지난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신임 대통령의 공식 취임으로 이른바 ‘트럼프 시대’가 본격 개막된 가운데 전세계 투자은행(IB) 업계가 숨가쁜 대응에 나섰다.

뉴욕증시의 변동성 상승 베팅에 뭉칫돈이 몰리는가 하면 헤지펀드 업계의 달러화 ‘팔자’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이 수혜주 발굴에 잰걸음을 하는 사이 인프라 관련 섹터의 트레이드가 후끈 달아올랐다. 일본 외환시장에서는 트레이더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파악하는 데 골머리를 싸매고 있다.

◆ 불확실성과 직면하라 = 지난해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경기 부양 기대에 모든 무게를 실어 일방향의 베팅에 나섰던 투자자들이 불확실성이라는 현실과 마주했다.

월가 트레이더 <사진=블룸버그>

주가 변동성 상승 베팅이 대폭 늘어난 것이나 트럼프 대통령의 공식 취임 직후인 23일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달러화가 가파르게 떨어진 것은 이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날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CBOE 변동성 지수(VIX)의 상승에 베팅한 자금이 지난 한 주 간 2억달러로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일평균 거래 규모 역시 4200만건으로 대선 이후 최대치를 나타냈다.

짐 레이드 도이체방크 전략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 연설에서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 기조가 강하게 드러났다”며 투자 심리의 냉각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달러화의 약세와 상승 포지션 축소 역시 ‘트럼프 리스크’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감을 보여주는 단면으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자유무엽협정(NAFTA)을 재검토하는 한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결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주요 통화 대비 1% 가량 떨어진 달러화는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도 약세 흐름을 보였다.

헤지펀드와 머니매니저들의 달러화 순매수 포지션은 지난 주말 31만475건으로 3주간 최저치로 줄어들었다.

미국 경제 성장에 기대를 걸고 달러화 ‘사자’에 나섰던 트레이더들이 보호 무역주의 정책의 리스크로 시선을 돌렸다는 분석이다.

삭소 뱅크의 애덤 레이놀즈 아시아 태평양 부문 대표는 CNBC와 인터뷰에서 “국제 무역의 위축은 중장기적으로 달러화에 악재”라고 주장했다.

인디펜던트 스트래티지의 데이비드 로슈 전략가도 “국경세와 관세 등 트럼프 대통령이 앞세운 정책이 달러화에 지극히 부정적”이라고 강조했다.

◆ 트럼프를 읽어라 = 시장 지표 이면에 드러나지 않은 트레이더들의 움직임은 더욱 숨가쁘다.

정치 경험 없이 세계 최대 경제국의 ‘헤드’로 부상, 기존의 질서를 뒤흔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읽어내는 데 투자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P/뉴시스>

외환시장을 중심으로 트레이더들은 ‘아메리카 퍼스트’나 ‘미국인 대학살’을 포함해 트럼프 대통령이 입에 올린 특정 키워드의 의미를 파악하는 데 분주한 움직임이다.

일본 한 방송사가 시장 전문가들을 패널로 초청해 진행한 시사 프로그램에서 출연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솔직히 모르겠다’고 털어 놓았다.

일부 매크로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보호 무역주의 정책이 달러화 약세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하는 한편 외환 트레이더들 사이에 엔화가 안전자산의 매력을 앞세워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됐다.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칼럼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연설이 진중한 정책자의 발언이라기보다 으름장에 가까웠지만 발언의 의미는 액면 그대로 ‘아메리카 퍼스트’라고 전했다.

BK 애셋 매니지먼트의 보리스 슐로버그 외환 전략가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외환 트레이더들의 해석 및 이른바 트럼트 트레이드의 재개 여부가 달러/엔 환율의 115엔 돌파 여부를 통해 확인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장 초반 달러 인덱스가 0.3% 내린 가운데 달러/엔은 1.06% 하락한 113.38엔에 거래됐다.

◆ 시장 좌표 찾아라 = 골드만 삭스는 월가 펀드 매니저들의 현재 상태를 묘사하는 데 최고의 표현이 ‘불투명’이라고 털어 놓았다.

투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수면 위로 부상한 불확실성을 토로하는 한편 좌표를 찾는 데 혈안이다.

유니크레디트는 투자 보고서를 통해 금융시장의 세 가지 축을 제시했다. 먼저, 안전자산이다. 다만 미국이 불확실성과 리스크의 진원지라는 점을 감안해 미국 국채보다 독일 국채와 금에 관심이 집중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두 번째는 펀드플로다. 자본이 탄생지에 머무는 속성을 지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유로존을 포함해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는 국가가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마지막으로 무역전쟁 리스크다. 중국과 멕시코 등 트럼프 행정부와 직접적인 마찰을 일으킬 여지가 높은 지역을 멀리하는 전략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올해 월가의 주가 지수 전망이 크게 바뀔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업계에 따르면 IB 업계가 제시한 S&P500 지수 평균 전망치는 2362로 파악됐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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