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전지현 기자] 롯데가 장남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64)이 5600억 규모의 롯데쇼핑 주식을 담보로 현금확보에 나섰다. 롯데 경영에서 밀려난 신 회장이 이 자금을 어디에 사용할지 관심이다.
25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신 회장은 최근 복수의 금융기관과 총 250만5000주의 롯데쇼핑 주식에 대한 담보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롯데쇼핑 지분의 약 7.96%로, 현재 주가(22만5000원)로 환산하면 5636억원에 달한다.
신동주 회장의 롯데쇼핑 지분율은 13.45%(주식수 423만5883주)로, 최대주주인 신동빈 회장과 1744주 차이로 2대주주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뉴스핌 편집국을 찾아 민병복 대표이사, 박영암 편집국 부국장, 이강혁 유통부 부장 등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형석 사진기자> |
통상적으로 증권사에서 주식담보대출을 받을 경우, 주식가격의 약 40%만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신회장이 이번 대출을 통해 현금으로 확보한 금액은 약 2000억원대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신 회장 측은 "신규 사업활동을 위해 투자처 물색용으로 확보한 자금으로, 신 회장은 한국에서 뿌리 내리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어느 회사에 어떻게 투자할지에 대해선 아직 미정인 상태"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지난 2009년 지주회사인 롯데홀딩스 부회장에 취임했다. 또 동생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이 있기 전까지 '일본 롯데'를 이끌며 일본 내에서 비교적 활발하게 활동해 왔다.
그러나 지난 2014년 말 일본롯데그룹 핵심 3개 계열사 임원직에서 해임된데 이어 지난 2015년 1월에도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도 해임되면서 일본롯데 경영권을 잃어버린 상태다.
현재 한국에서는 경영권 분쟁 활동을 위해 설립한 SDJ코퍼레이션을 회장직을 맡고 있다. 하지만 이 회사는 지난 한해에만 154억원의 자금을 쏟아 부었을 뿐 마땅한 수익창출이 없는 상황.
재계는 신 회장이 이번 '실탄' 마련을 통해 제과 관련 사업을 펼치지 않겠냐는 데 시선을 모으는 중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 롯데의 경우 제과 관련 사업에 편중돼 있다"며 "일본 껌 협회 회장 대행 등을 맡아 왔던 경험을 바탕으로 신규 사업처를 설립하기 보다 M&A를 통한 투자활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 회장이 신규사업을 통한 독자생존보다 롯데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롯데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모종의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는 것.
이에 대해 신동주 회장 측은 "이번 담보대출 건은 경영권 분쟁이나 롯데그룹의 지주사 전환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며 "계열사 주식 매입 등을 하려했으면 진작에 할 수 있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뉴스핌 Newspim] 전지현 기자 (cjh7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