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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하게 겹친 롯데 형제 '실탄 마련'..지분전쟁 예고

기사등록 : 2017-01-26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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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주, 이달 2200억 주식담보제출..신동빈도 1000억 빌려
지주사 전환과정서 계열사 지분매입 자금으로 쓰일지 주목

[뉴스핌=전지현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현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나란히 수천억원대 현금 확보에 나섰다.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두 형제의 실탄마련 시기가 묘하게 겹친 가운데 향후 사용처에 대한 궁금증이 모아진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동주 전 부회장은 이달 들어 4차례에 걸쳐 복수의 금융권에서 롯데쇼핑 250만5000주에 대한 담보대출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롯데쇼핑 주가와 담보인정비율을 감안하면 신 전 부회장은 이번 대출을 통해 약 2200억원대 대출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신동빈 회장 역시 올 들어 은행권에서 2차례 주식담보대출 계약을 체결했다. 신 회장은 지난 12일과 23일 은행권에서 롯데쇼핑주식 총 100만주로, 약 1000억원을 빌렸다. 신 회장이 첫 주식으로 첫 대출에 나선지 1년 반여년 만의 일이다.

신 전 부회장이 보유한 지분을 통해 대출에 나선 것이 처음인 반면, 신 회장은 2년여 전에도 은행에서 주식담보대출을 받았다. 지난 2015년 8월 롯데제과 주식 37만5000주로 KB국민은행에서 약 660억원을 차입했다.

신 회장은 경영에 나선뒤 단 한번도 주식담보대출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신 전 부회장이 지난 2013년 8월부터 2014년 8월까지 꾸준히 지분을 늘려가자 경영권 방어와 순환출자 해소 차원에서 실탄 마련에 돌입한 것.

신 회장은 확보된 자금으로 롯데건설이 보유했던 롯데제과 주식 1만9000주(지분율 1.34%)를 358억 원에 사들였다. 한달 여 뒤에는 롯데제과 80만주와 롯데쇼핑 88만주에 대한 추가 주식담보대출로 760억원 규모의 현금을 충당했다.

이 금액의 일부는 시간외 매입 방식으로 롯데제과 주식 3만주(2.1%) 매입 대급 690억원에 사용됐고, 나머지는 청년희망펀드 등 공익재단에 출연됐다.

신 회장은 지분 추가매입으로 롯데제과 2대주주(8.78%)로 올라선 뒤, 기존 대출에 대한 갱신과 변경만을 거듭해 왔다.

재계 일각에서는 과거 사례를 놓고 볼 때, 두 형제의 개인 곳간이 열린 시기가 묘하게 겹친  것이 지분확보 전쟁 재돌입과 관계된 것 아니냐는 데 시선을 모은다.

신 회장이 최근 롯데그룹 지주사 전환을 공식화하면서 순환구조 해소를 위해 대홍기획이 보유한 롯데제과 지분을 추가 매입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롯데쇼핑을 시작으로 대홍기획, 롯데제과로 압축되는 순환출자 고리 대부분을 해소할 수 있다.

하지만 신 회장이 롯데제과 지분을 사들이면, 지분률이 12.48%로 뛰어 올라 신 전 부회장이 보유한 롯데제과 지분률 3.96%와 격차가 크게 벌어진다. 여기에 신 전 부회장과 신 회장의 롯데쇼핑 지분 격차는 단 1744주. 따라서 롯데그룹 내에서의 신 전 부회장 입지가 더욱 좁아지게 된다.

양측은 이번 실탄 마련이 '형제간 지분 경쟁'과 전혀 상관없다는 입장이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신규 사업활동을 위해 투자처 물색용으로 확보한 자금으로, 신 회장은 한국에서 뿌리 내리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어느 회사에 어떻게 투자할지에 대해선 아직 미정인 상태"라고 말했다.

롯데그룹 관계자 역시 "정확한 사용에 대해선 정확히 알지 못한다"며 "용도가 정해지면 공시를 통해 알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전지현 기자 (cjh7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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