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反)이민정책을 시작하면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그의 정책을 지지하는 쪽에서는 테러범이 미국에 입국할 가능성을 줄일 것이라고 낙관하지만 반대하는 측에선 실제로 그 같은 효과를 내기 어렵다고 진단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각) 트위터를 통해 "행정명령 발동을 예고했다면 나쁜 놈들이 이 주간에 미국으로 들어왔을 것"이라며 "몹시 나쁜 사람들이 많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32만5000명 중 109명 만이 억류돼 조사를 받았다"며 "공항에서 일어난 문제들은 델타항공의 컴퓨터 정전, 시위자들과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의원의 눈물 때문이었고 켈리 장관은 모든 것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지난 27일 트럼프 대통령은 이라크와 시리아, 수단, 이란, 리비아, 소말리아, 예멘 등 7개 국가 출신 국민의 미국 비자 발급과 입국을 향후 90일 동안 금지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이 행정명령에는 테러위험 국가 출신 난민의 입국 심사를 강화하는 내용도 담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이민정책에 반대하는 시위대<사진=AP/뉴시스> |
이 정책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이민자에 대해 반감은 없지만, 테러로부터 보호받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조치라는 입장이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발동 후 이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전했다. 테네시 사바나에 사는 68세의 도티 레아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더 안전해지는 것 같다"며 "누구도 이민자들에게 화가 나거나 그들을 미워하지는 않지만 우리는 우리 자신을 보호할 필요가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플로리다주 잭슨빌에 사는 67세의 데비 메이너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명령을 발동하고 우리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한 것에 흥분된다"며 "국경을 지키고 안전한 국가가 되는 것을 믿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테러위험국 국민의 입국을 제한하면 테러의 가능성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지지자들의 믿음과는 별도로 그동안 발생한 테러에 대한 통계는 전혀 다른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001년 이후 무슬림 테러 범죄와 관련해 체포된 180명 중 11명 만이 트럼프 대통령이 비자 발급을 금지한 7개국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중 누구도 시리아와 리비아, 수단 출신이 아니었으며 9/11 사건을 비롯해 미국인의 사망으로 이어진 주요 테러 사건에 연루되지 않았다.
WSJ은 9/11 이후 미국 내 테러 범죄에 연루된 용의자의 약 85%가 미국 시민권자이거나 합법적 거주자였으며 약 절반이 미국에서 태어난 시민권자라고 전했다. 9/11 테러에 연루된 19명은 이집트와 레바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출신이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NBC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근거로 캘리포니아주 샌버나디노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을 언급했다. 그러나 허핑턴포스트는 이 사건의 범인이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서 언급된 7개국 출신이 아니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