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강필성 기자] 민영화 후 첫 은행장으로 선출된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오는 3월 임원 인사에 나선다. 3월말로 부행장급 인사 10여명이 임기 만료이기 때문이다.
은행 안팎에선 이번 인사의 키워드가 변화가 될 지, 안정이 될 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통상 신임 행장은 새로운 인물을 발탁해 새로운 경영을 꾀한다. 하지만 이 행장은 연임에 성공했고, 지난 2년간 실적이 개선된 만큼 안정에 무게를 둘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31일 우리은행 등에 따르면 남기영 국내그룹장, 손태승 글로벌그룹장, 이동건 영업지원그룹장, 정원재 기업고객본부 부행장, 채우석 중소기업고객본부 부행장, 이동빈 여신지원본부 부행장, 김홍희 부동산금융사업본부 부행장, 조재현 스마트금융사업본부 부행장, 김홍구 IB본부 부행장, 김재원 기관고객본부 부행장 등 10명의 임기가 3월 만료된다.
더불어 장안호 HR지원단 상무와 박형민 자금시장사업단장 상무 등 2명도 오는 3월 임기를 마친다. 이들은 모두 지난해 12월 임기를 마쳤지만 차기 행장 선출 이후의 인사를 고려해 오는 3월 31일까지 임기가 연장됐다. 부행장 중 최정훈 리스크관리부행장만 금융감독원의 리스크담당임원(CRO) 규정에 따라 임기가 올해 12월3일로 연장됐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부행장급 인사 규모가 소폭이 될지, 대폭이 될지는 예상조차 쉽지 않다”며 “2년간 실적이 개선됐던 만큼 계속 손발을 맞출 가능성도 있지만 사외이사의 뜻을 고려한 대규모 교체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일단 이동건 영업지원그룹장은 차기 행장에 출사표를 던졌던 만큼 퇴임이 유력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자리에 이동빈 부행장이나 조재현 부행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남기명 손태승 그룹장은 유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많다. 이 행장이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그룹장 제도를 1년 시행한 결과 수석부행장보다 전문성과 여러 면에서 뛰어나다는 것이 숫자로 검증됐다”며 그룹장 체제 실적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비쳤기 때문.
이와 함께 이 행장이 올해 임원인사에서 상업-한일은행 출신 동수 임원체제를 유지하겠다고 한 점도 관전 포인트다. 이 행장은 지난 25일 최종 행장 후보로 선정된 직후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 임원을 동수로 하는 것 보다는 객관적인 평가 기준에 따라 인사 해야지 않겠냐는 사외이사 의견이 있었다”면서도 “갑자기 이런 인사를 단행하기는 힘들어 이번 인사는 (두 은행 출신의) 동수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이번 인사보다는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인사가 대폭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 행장은 내부 인사팀과 외부 컨설팅의 테스크포스(TF)팀에게 객관적 평가기준, 인사 원칙을 만들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 개선안은 내부 구성원의 동의를 얻어 오는 11월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예전과 달리 달리 인사가 어떻게 진행될지에 대해 소문조차 돌지 않고 있다”며 “모든 것은 이 행장이 어떤 그림을 그리느냐가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