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연순 기자] 대우조선해양과 채권단이 설 직후 앙골라 국영석유회사 소난골과 대금 1조원이 남은 드릴십(원유 시추선) 인도를 위한 협상에 재돌입한다. 이번 협상은 소난골과 차터(용선주)와의 용선계약, 드릴십 운영사(O&M, Operation and Management) 계약이 투트랙으로 진행된다. 특히 O&M사 최종 업체 선정은 2월 중 이뤄질 예정이다.
현재 드릴십 인도를 놓고 대우조선, 채권단, 소난골, 차터, O&M사 등 5곳의 이해관계자가 뒤엉켜 있는 만큼, 차터와 O&M사와의 계약건이 성사되면 일단 안갯속에 놓였던 드릴십 인도의 실마리는 풀리게 된다.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머스크드릴링사의 대형 잭업리그의 잭킹시운전(Jacking Test) 장면<사진=대우조선해양> |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과 채권단은 내달 초 소난골과 차터, O&M사와 계약 협상을 진행한다. 이들은 앙골라 현지에서 대면협상을 진행하는 방안과 메일 등을 통한 서면계약 협상 두 가지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1월 중순 경 대우조선은 소난골 드릴십을 운영할 글로벌 선사를 뽑기 위해 예비입찰을 진행했고 4~5곳의 O&M업체로부터도 제안서를 받았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2월 초에 차터, O&M사와 추가적으로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며 "(O&M사 등이) 제안서를 제출한 것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논의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도 "메이저 오일사와의 차터 용선계약과 O&M업체 선정이 동시에 진행된다고 보면 된다"면서 "O&M업체는 소난골쪽에서 선정하면 되니까 2월 경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고, 메이저 오일사는 우리가 선택을 받아야하기 때문에 시간이 좀 길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메이저 오일사로는 액손모빌, 셰브런, BP 등이 거론된다.
앞서 대우조선해양은 소난골과 드릴십 인도 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금으로 전체 금액(드릴십 2척, 약 1조2000억원)의 20%만 선금으로 받고 나머지는 배를 인도할 때 잔금으로 지급받기로 했다. 배를 다 만들었지만 소난골이 배 인도를 무기한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대우조선은 배 건조비로 1조원 정도를 파이낸싱했지만 배 인도가 지연되면서 이자납입 등 유동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다.
소난골은 가솔린, 디젤을 직접 만들어 파는 곳이 아니라 석유채굴권을 파는 회사기 때문에 실제 드릴십 장비를 사용할 글로벌 메이저 석유업체(차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시에 소난골 입장에선 배값 문제 때문에 차터에게 받을 수 있는 수준이 정해져 있다.
하지만 차터 입장에선 정제한 제품가격으로 소난굴에 돈을 지불하고 남는 돈을 자기이익으로 가져하기 때문에 유가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정제된 제품가격이 높으면 용선계약을 하겠지만 지금처럼 유가가 높지 않은 상황에서 주저할 수밖에 없다. 최근 유가가 반등하면서 일부 메이저 석유업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어 추가 협상이 이어지고 있다. 또 차터를 확보하는 것 외에 중간에서 비용을 대고 관리해주는 O&M사가 하나 더 끼여 있다.
대우조선과 배를 발주한 소난골을 중심으로 대우조선 채권단, 차터, O&M사 등 5곳이 배 인도를 놓고 뒤엉켜있는 상황인 셈이다. 일단 차터 용선계약과 O&M업체 선정이 이뤄지면 드릴십 인도의 첫 관문은 넘어섰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우조선 드릴십 인도를 놓고 5개 정도의 이해관계자가 5곳 정도가 엉켜서 돌아가고 있는데, 차터건 O&M사이건 이들 모두 자기에게 유리한 방법으로 제안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서로 다 만족할 수 있는 안을 제시하는 쪽을 O&M사와 차터로 확보되면 협상은 끝나는 것"이라며 "다만 협상진행 중이고 어떤 식으로 될 지는 예단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