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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정치인 단 한사람도 솔직하지 않더라"

기사등록 : 2017-02-01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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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자꾸만 사람 가르려고 해"
"정치인, 진영 분명히 하란 조언 많아...내 양심상 받아들일 수 없어"

[뉴스핌=김신정 기자] 돌연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 그를 지지했던 참모진들에게도 불출마 결심하기까지의 속내를 털어놨다.

1일 반 전 총장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마포 사무실로 돌아와 그동안 실무적인 뒷받침을 해준 참모들과 인사를 나눴다.

반 전 총장은 이 자리에서 "여러분을 너무 허탈하게 만들고 실망시켜 드려 너무 미안한 마음"이라며 "오늘 새벽에 일어나 곰곰이 생각하고 고민한 끝에 발표문을 만들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중요한 결정을 하면서 여러분과 미리 상의하지 못해서 너무 미안하다"며 "아마 한 사람이라도 상의를 했다면 뜯어 말렸을 것이 분명하고 한 발 더 디디면 헤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순수하고 소박한 뜻을 가지고 시작했는데 너무 순수했던 거 같다"며 "정치인들은 단 한사람도 마음을 비우고 솔직히 이야기 하는 사람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또 "정치인들을 찾아가보니 정치는 꾼에게 맡기라고도 하더라. 당신은 꾼이 아닌데 왜 왔느냐고 하더라. 정치가 정말 이런 건가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부인 유순택씨 <사진= 뉴스핌 이형석 기자 leehs@>

반 전 총장은 이어 "정치인들의 눈에서 사람을 미워하는 게 보이고 자꾸만 사람을 가르려고 하더라"며 "정치인이면 진영을 분명히 하라고 요구하더라. 그러나 나는 보수이지만 그런 이야기는 내 양심상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참모들은 이에 대해 "반 전 총장 결정을 지지한다면서 앞으로 이 나라와 국민을 위해 더 큰 역할을 해 달라"고 말했다. 한 참모는 "총장님을 존경해 왔지만 직접 모시면서 더 존경하게 됐다"며 "짧은 기간이었지만 함께 일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일부 참모들은 반 총장과 대화를 나누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또 다른 참모는 "총장님 덕분에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는 확신을 가지고 신명나게 일 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며 "총장님이 우리 마음에 정치교체라는 씨를 뿌렸고 우리가 이것을 잘 가꿔 나가겠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참모들과의 인사를 마친 뒤, 그동안 도와주신 분들에게 감사 전화를 했다.

 

[뉴스핌 Newspim] 김신정 기자 (az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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