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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회사채 '홍수' 트럼프 세금인하 못 믿나

기사등록 : 2017-02-04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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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MS AT&T 등 연이어 대규모 발행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애플을 포함한 미국 대기업들이 연이어 대규모 회사채 발행에 나서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해외 이익금의 환입에 대한 세금 부담을 낮추겠다고 밝히는 등 세제 개혁을 약속했지만 아랑곳하지 않는 움직임이다.

애플<사진=블룸버그>

3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주 총 270억달러에 달하는 회사채를 발행, 신규 자금을 확보했다. AT&T 역시 100억달러의 채권을 매각했다.

만기 도래하는 기존 채무금의 상환과 자사주 매입, 이 밖에 경영 일선에 필요한 자금을 충당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투자자들이 의아하다는 표정을 짓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약속대로 해외 이익금 환입에 대한 세금 인하가 연내 이뤄질 경우 대규모 회사채 발행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통령 선거 직후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해외 이익금 환입에 따라 회사채 발행이 연 1500억달러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투자등급 회사채 발행액의 10%에 해당하는 규모다.

골드만 삭스 역시 지난달 S&P500 기업이 올해 2000억달러의 해외 이익금을 국내로 들여올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공약이 실행될 경우 IT 업계를 중심으로 미국 기업들은 해외에 예치한 이익금을 단 한 차례 10%의 세금 지급으로 환입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기존의 세금 부담에 비해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하지만 연초 미국 기업들의 행보는 시장의 예상과 커다란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 투자자들은 미국 대표 기업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공약 이행에 대해 커다란 신뢰를 갖지 못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적어도 세제 개혁이 시장의 기대보다 장기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연초 적극적인 채권 발행의 배경이라는 얘기다.

리서치 업체 크레디트 사이트의 조단 칼핀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세금 인하가 이행되기까지 장기간이 걸릴 수 있고, 기업들이 해외 이익금 환입에 기대를 걸고 무작정 기다릴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폴 라이언 미국 하원의장은 최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세제 개혁을 올해 봄 단행할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오바마 케어 관련 사안들을 먼저 처리한 뒤 세제를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모간 스탠리는 트럼프 행정부의 세금 인하 공약의 실행 리스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한편 신용평가사 무디스에 따르면 금융업을 제외한 미국 기업들이 해외에 예치한 현금 자산이 1조770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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